왈츠, 부통령 부인 밴스 여사와 그린란드 방문계획…에너지부 장관도 동행
그린란드 총리 "'악의없는 방문'이라 규정할수 없는 단계…힘 과시 목적"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영토 욕심'을 드러내 온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문한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백악관은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번 주 J.D. 밴스 부통령 부인 우샤 밴스 여사와 함께 그린란드를 찾는다고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도 그린란드 방문에 동행한다.
이들은 사흘간의 일정으로 그린란드의 역사 유적지를 둘러보고 개 썰매 대회를 참관할 예정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고위급 대표단"이라고 이번 방문의 의미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승리 이후 국가 안보와 광물 활용 등을 이유로 그린란드 편입을 주장해 왔다.
올해 1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그린란드를 방문하기도 했다.
왈츠 보좌관 등의 이번 방문에 대해 브라이언 휴즈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북극 지방의 안보적 중요성을 고려하면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들이 그린란드 북부의 미군 기지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그린란드의 자결권을 존중하고 경제적 협력을 강화할 파트너십을 구축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밴스 여사도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을 통해 "저는 양국의 오랜 상호 존중과 협력의 역사를 자축하고 앞으로 관계를 강화하고자 하는 마음을 전하려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정치권은 반발하고 있다.
특히 4월 1일 예정된 그린란드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에 대해 "매우 공격적"이라고 표현하면서 "이제는 정치인 아내의 악의 없는 방문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단계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안보보좌관이 그린란드에 올 일이 뭐가 있느냐. 우리에게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라고 꼬집었다.
덴마크 의회의 그린란드 출신 의원인 아야 셈니츠는 페이스북에서 "트럼프 세력이 우리의 자결권을 존중하고 외부 간섭을 자제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비판했다.
그린란드 제2의 도시인 시시미우트 시장인 말리크 베르텔센은 "미 대표단이 만나자고 접촉해 왔지만, 선거 운동이 한장이라는 이유로 정중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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