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 수출 의혹' 조사…디지털센터 관련 규제 강화 추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말레이시아 정부가 미국 요구에 따라 엔비디아 반도체가 자국을 거쳐 중국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단속하고 디지털센터 관련 규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자프룰 아지즈 말레이시아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은 엔비디아 첨단 반도체가 말레이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의혹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라고 미국 정부가 요구했다며 전날 이같이 밝혔다.
자프룰 장관은 "미국은 엔비디아 반도체 모든 수입 물량에 대한 추적을 요청했다"며 "엔비디아 반도체가 탑재된 서버 종착지가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가 돼야 하고, 갑자기 다른 곳으로 향하지 않기를 미국은 원했다"고 FT에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산업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도 구성했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간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한 말레이시아는 세계에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인 국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중국 딥시크가 저비용 고성능 인공지능(AI)으로 세계에 충격을 던진 지난 1월 미국산 첨단 반도체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등지를 통해 중국에 유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정부는 딥시크 AI에 중국 수출이 금지된 미국산 반도체가 사용됐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엔비디아 반도체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산 컴퓨터 서버가 자국을 거쳐 말레이시아로 수출된 정황에 대해 자체 조사 중이라고 이달 초 밝혔다.
당시 싱가포르 정부는 해당 서버의 최종 목적지가 말레이시아인지는 판단을 유보했다.
앞서 싱가포르 당국은 지난달 반도체 통관에 대한 단속을 벌여 9명을 체포하고, 이 중 3명을 서버 공급 업체 등에 대한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이들이 2023∼2024년 수입한 서버의 최종 사용자가 신고 내용과 달랐고, 다른 곳에 양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진술도 허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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