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중국 내 M&A 시장 침체, 홍콩 2차 상장 선호 등 영향"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에서 활동하던 해외 로펌들이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의 다양한 금융 활동 관련 수요가 축소되면서 잇따라 사무소를 철수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주요 로펌들은 해외 경쟁사들로부터 경력이 많은 변호사를 재빠르게 영입하고, 서비스 비용을 낮추는 등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 달간 레이텀 앤 왓킨스(Latham & Watkins), 시들리 오스틴 앤 웨일(Sidley Austin and Weil), 고트샬 앤 멩기스(Gotshal & Manges), 윈스턴 앤 스트로운(Winston & Strawn) 등 해외 로펌 10곳 이상이 베이징이나 상하이 사무소를 폐쇄했다.
윈스턴 앤 스트로운은 상하이와 홍콩 사무소를 모두 닫아 이제 아시아에 사무소가 없는 상태다.
이에 반해 중국의 주요 로펌들은 미국과 영국 로펌 출신의 파트너 변호사와 수석 변호사를 최소 14명 이상 영입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준허 로펌의 파트너인 워렌 화는 "특히 미국 로펌에서 중국의 대형 로펌으로 이직하는 파트너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중국 내 자본시장이 침체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짚었다.
또 해외 로펌들의 잇따른 철수는 중국 기업들이 최근 들어 홍콩 증시에 2차 상장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 것도 한몫하고 있다.
홍콩 당국은 중국 본토 등에서 이미 상장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장 절차를 간소화해 홍콩에서 2차 상장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레드 서클'(훙첸쒀·紅圈所)로 불리는 중국의 유명 로펌들이 낮은 요율을 무기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레드 서클'은 영국의 5대 대형 로펌인 '매직 서클'에 빗댄 명칭이다.
이들은 해외 로펌과 비교해 최소 30% 저렴한 수준의 비용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홍콩에서 상장한 70개 기업 중 20%는 중국 본토 출신 로펌이 주요 자문을 맡았다. 이는 이제까지 해외 로펌들이 차지했던 부분이라고 FT는 분석했다.
su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