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담수 헬기 도입, 진화인력 정예화·확충 시급
"초대형 산불로 인한 국가 재해 규모 생각하면 예산 아껴선 안돼"
(의성·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전국적으로 대형 산불이 매년 반복되면서 국가적 재난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진화 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산불이 강한 돌풍을 타고 급속도로 번져 순식간에 대형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초기 진화를 위해선 많은 양의 물을 뿌릴 수 있는 '초대형 헬기' 등 장비 선진화와 전문인력 확충이 시급하다. 예산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다.
24일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사흘째 불 타는 의성 산불 진화를 위해 이날 헬기 57대와 산불 특수진화대, 공무원, 소방, 군인 등 인력 2천600여명이 투입됐다.
하지만 투입 헬기 중 시군에서 임차한 헬기 7대는 담수량이 1천리터 미만이고 12대는 1천∼2천700리터 규모로 중소형이다.
군이 지원한 헬기도 담수량 5천리터 이상 초대형 진화 헬기는 소수에 그친다.
이와 관련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선진 장비 도입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 지사는 전날 오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군에서 헬기 13대를 보내줬는데 물을 800리터 실어 와서는 불을 끄기엔 부족하다"며 "초반에 2만~3만리터 이상 소화 가능한 수송기를 동원해야 진화할 수 있고 불이 커지고 난 다음 적은 용량의 헬기로 끄려고 하면 불이 더 번지고 진화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만∼3만리터를 담는 수송기 등 적극적인 선진 장비 도입과 이에 대한 정부 예산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경북도는 산불이 빈발하고 대형화함에 따라 초기 진화를 위해 1만2천리터 이상의 담수량을 가진 초대형 소방헬기를 현장에 배치하기로 했다가 해당 기종 단종으로 임차로 계획을 변경했다.
올해 1월부터 5천리터 규모의 헬기 2대를 임차해 운용 중이다.
기존에 보유 중인 2대의 소방헬기는 임차 헬기와 비교해 담수량이 적은 편이다. 1대(2천리터)는 2024년, 다른 1대(900리터) 2006년 도입한 기종이다.
전문인력 육성 문제도 지적된다. 산불이 돌풍 등으로 급속도로, 먼 거리로 번지면서 산세가 험한 지역 지상 진화와 확산 방지, 잔불 정리 등을 위한 전문 진화인력 투입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훈련되지 않은 사람들이 산불 현장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며 "진화에 특화된 산림청 공중진화대와 특수 진화대, 119 산불특수대응단 등 전문 인력을 정예화하고 더 늘려야 최근 산불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도의 경우 대형 산불 등으로 인한 인명과 산림, 시설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19 산불특수대응단을 전국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
대응단 62명은 산불이 없을 때는 훈련을 통해 상황에 대비하고 산불 현장에서는 주간뿐만 아니라 헬기가 활동할 수 없는 야간에도 진화 활동을 펼친다.
경북도 한 관계자는 "초기 진화에 실패하면 초대형 헬기와 전문 진화 인력이 더 필요한데 동시에 여러 곳에 산불이 발생하면 분산되므로 더 많은 장비와 전문 인력을 도입해야 한다"며 "초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를 생각하면 선진 진화 장비 도입과 전문 인력 확충에 예산을 더 투입하는 것을 아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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