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른팔 머스크, 정부 계약 줄줄이 수주…자회사 돈방석

연합뉴스 2025-03-24 12:00:18

농촌지역 인터넷 보급에 스타링크…FAA는 팰컨9 발사 2배 넘게 늘려

미국 본토 방위 '골든 돔' 요격시스템 등도 스페이스X에 기회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이 된 일론 머스크가 큰 돈벌이가 될만한 계약 등 사업 기회를 미국 정부로부터 최근 잇따라 따냈다.

특히 머스크가 경영하는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최근 연방항공청(FAA), 상무부, 국방부, 항공우주국(NASA),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정부 기관들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 기회를 차례로 따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수십억 달러 단위의 새 정부 계약들로 이득을 보는 입장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로 이런 상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머스크와 친분이 있는 인사들, 스페이스X 등의 전현직 임원 등이 정부 곳곳에서 일하면서 계약 체결이나 사업 기회 마련을 도와준 사례들을 지적했다.

상무부는 유선망 위주로 진행되던 420억 달러(62조 원) 규모의 농촌 인터넷망 보급사업에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최근 열어줬다.

위성인터넷은 유선망 기반 인터넷 서비스보다 사용료가 비싸며 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다.

그러나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지난 1월 취임 전 인사청문회 당시 이 사업에 위성 인터넷을 포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이 문제에서 머스크를 지지해 온 애리얼 로스가 상무부 산하 국가통신정보청(NTIA) 청장으로 지명되면서 스타링크의 참여 기회가 열렸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상무부의 농촌 인터넷망 보급 프로그램 책임자였던 에반 파인먼은 이달 중순 사표를 내면서 상무부의 방침 변경이 "세계 최고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 주려고 미국 농촌 전체 혹은 일부에 열등한 인터넷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에어 포스 원에서 내리는 머스크

이와 별도로 FCC는 이 기관이 자체적으로 하는 낙후 지역 인터넷망 보급 사업에서 약 10억 달러(1조5천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스타링크에 주려고 하다가 2023년 말에 이를 철회한 적이 있다.

올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취임한 브렌던 카 FCC 위원장은 재작년 말 철회 결정이 내려질 당시 위원으로서 반대표를 행사했던 인물이며, 이번에기존 FCC 결정을 번복해 스타링크에 지원금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FCC는 이번 달 들어 버라이즌과 AT&T 등 기존 인터넷 사업자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스타링크 위성의 전파 송출 출력을 높여 직접 스마트폰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스페이스X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아울러 스페이스X는 FCC에 위성인터넷용 주파수를 추가로 할당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며, 카 위원장이 취임한 후 FCC는 이 중 일부에 대해 허가를 내줬다.

이 밖에도 스페이스X는 FAA와 국방부에 로켓 발사대를 추가로 건립하거나 발사 건수를 늘려 달라는 등 민원을 최소 4건 이상 제출했으며, 이번 달 들어 FAA는 스페이스X가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를 이용해 팰컨9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횟수를 늘려달라는 요청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기존 대비 2배 이상인 연간 120건의 발사가 가능해지게 됐다.

이 밖에 정부나 군 출신 인사들이 스페이스X에 임원이나 고문으로 영입돼 정부 계약을 따내는 일을 돕다가 최근 공직자나 컨설턴트 자격으로 정부 업무를 다시 맡게 된 사례도 여럿 있었다.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을 핵미사일 등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골든 돔' 요격시스템을 구상하고 있으며, 연간 1천억 달러(150조 원)가 들어갈 수도 있는 이 계획 중 상당히 큰 부분을 스페이스X가 따낼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가 단 한 번의 로켓 비행으로 100t의 화물을 옮길 수 있는 대용량 화물 로켓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점도 스페이스X를 염두에 둔 것이 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정도 규모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크기와 추진력을 갖출 가능성이 있는 로켓은 스페이스X가 현재 개발중인 '스타십'뿐이기 때문이다.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