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문혁수 "휴머노이드 부품 양산준비…협력소식 곧 공개"

연합뉴스 2025-03-24 12:00:03

젠슨 황 '픽' 휴머노이드 업체 절반과 협력…카메라·관절 모터 개발

멕시코 관세·캐즘에도 공장 증설 계획대로…"피해 최소화할 것"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24일 "내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사업에 적용되는 (부품의) 양산 준비를 하는 중이며, 조만간 유력 기업과의 구체적인 협력 소식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

문 대표는 이날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제49기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휴머노이드 사업 진행현황'에 대해 "상당히 많은 업체와 카메라 쪽에서 협의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핸즈(손)나 관절 모터 부분도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에 몇천대 정도로 큰 수량은 아니지만 2027∼2028년이 되면 1년에 10배씩 계속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는 시장은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대거 참전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3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문 대표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알만한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하고 (사업을) 하고 있으며,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면 알려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이노텍이 협력하고 있는 업체들은 CES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에 등장한 14개 휴머노이드 업체 중 절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황 CEO와 연단에 선 로봇 업체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어질리티 로보틱스, 피규어, 앱트로닉, 유니트리, 샤오펑, 갤봇, 로보에라, 애지봇, 푸리에, 1X, 멘티, 뉴라로보틱스, 생츄어리AI 등이다.

CES 2025 LG이노텍 부스

트럼프 행정부의 멕시코 관세 부과 우려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현재 증설 중인 멕시코 공장은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은 기존 멕시코 공장에서 모터, 센서, 차량용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증설 공장을 통해 늘어나는 카메라 모듈, 라이팅 설루션 등 전장 부품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현재 멕시코에서 양산 중인 제품에 대한 관세는 저희가 아닌 고객사가 부담하는 것이어서 당장 영향은 없다"며 "다만 가격이 저희에게 전가될까 걱정되는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해달라는 일부 고객의 요구도 있으며, 여러 생산 사이트를 잘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증설 공장은 올해 7월 완공하고 10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즘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문 대표는 '전기차 시장 둔화로 인한 전장 사업 부진'과 관련해 "캐즘이라고 해서 아예 수요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성장 속도가 늦춰졌을 뿐이다"며 "지금 수요로 봐서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부터는 정상적으로 다시 본궤도에 올라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총 4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사외이사의 경우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이 새로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LG이노텍의 글로벌 사업 강화 및 반도체 부품 사업 육성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burn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