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원자로 SFR 안전성 높일 핵연료 피복관 공정 개발

연합뉴스 2025-03-24 10:00:02

원자력硏 "단일 도금 공정으로 완벽하게 피복관 보호"

SFR 핵연료 피복관 코팅 기술 개발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차세대 원자로로 주목받고 있는 소듐냉각고속로(SFR)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핵연료 피복관 공정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SFR은 열중성자를 이용하는 경수로와 달리 고속 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을 일으키고, 이때 발생하는 열을 액체 나트륨(소듐)으로 냉각시켜 만들어진 증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로이다.

차세대 원자로 중 기술 완성도가 가장 높고, 기존 원자로보다 핵폐기물 용량이 40%가량 적어 4세대 원자로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나트륨 원자로'도 SFR의 일종이다.

다만 핵연료와 피복관 사이의 화학적 상호작용에 의한 피복관 손상은 해결해야 할 난제이다.

손상을 막기 위해 피복관에 크롬 코팅층을 만드는 방식이 시도되고 있으나, 전류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면서 생긴 불순물이 코팅층에 포함돼 균열이 생기고 핵연료와 피복관 사이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문제가 있다.

여승환 박사 연구팀은 전류의 방향을 초당 100차례 이상 매우 빠르게 반복해서 바꾸는 펄스-역전류 방식으로 55도에서 피복관 내부를 30분 동안 크롬으로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류 방향을 빠르게 바꿔 불순물이 코팅층에 붙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펄스-역전류 방식으로 피복관 손상 방지

이를 통해 2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두께의 크롬 코팅층을 균일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성능 검증을 위해 SFR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가정, 650도에서 25시간 동안 핵연료와 피복관 사이 화학적 상호작용 모의실험을 진행한 결과 기존 방식으로 제작한 피복관은 최대 30㎛ 깊이까지 열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크롬 코팅층 위에 질소화합물을 이중으로 추가 코팅하는 공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기술로 제작한 피복관에서는 화학적 상호작용이 전혀 일어나지 않아 비상 상황에서도 핵연료 누출을 방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단일 도금 공정을 통해 피복관을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준환 선진핵연료기술개발부장은 "이번에 개발한 핵연료 피복관 펄스-역전류 전해도금 공정은 SFR 원자로 소재 제작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차세대 원자로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핵연료 시스템 개발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