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천면 외공마을 주택 6채 전소…대피소 갔던 주민, 폐허 집 목격 뒤 얼굴 감싸
(산청=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집이 다 무너져 내렸어요. 이제 어쩌면 좋을까요."
23일 오후 산불이 할퀴고 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외공마을.
검게 탄 모습인 이곳에는 회색 잿가루만 날리고 있었다.
외공마을은 이번 화재로 주택 6채가 전소했다.
불에 타 내려앉은 지붕과 무너진 기둥은 이곳이 과거 사람이 살던 집이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매캐한 탄내는 마당 땅속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는 듯했다.
간간이 대피소에 있다가 집을 잠시 확인하러 온 주민이 보였으나 곧 돌아갔다.
잿빛이 뒤덮은 마을에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었다.
1t 트럭을 몰고 온 한 주민은 "집을 잠시 살피러 왔다가 마을 주변에 소방 차량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보고, 진화에 방해될까 봐 다시 대피소로 간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중태마을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희뿌연 연기가 가득 차면서 마스크 없이는 마을 안으로 진입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탄 냄새는 온마을을 휘감았다.
대피한 주민들은 불이 난 집에 가보지도 못한 채 마을 어귀에서 불이 난 터전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폐허가 된 마을을 보면서 얼굴을 감싸는 주민들도 자주 목격됐다.
산청군은 이날 오후 "시천면과 단성면 일대에 산불 진화 작업 중이니, 주민과 등산객은 위급상황 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달라"는 안전 안내 문자를 보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산청군 시천면 산불 진화율은 65% 수준이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헬기 31대, 인력 2천243명, 진화 차량 217대 등을 투입해 불길을 잡고 있다.
산불영향구역은 1천362㏊이며 총 화선은 42㎞다. 이 중 15㎞를 진화 중이고, 27㎞는 진화가 완료됐다.
현재 산불 인접 지역 주민 수백 명은 마을과 멀리 떨어진 단성중학교 체육관 등에 대피한 상태다.
jjh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