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친지 괜찮으신지 애가 타요"…출향 의성인들 발 '동동'

연합뉴스 2025-03-24 00:00:17

휴대전화 통화량 평소보다 3배 급증

산불 연기 자욱한 의성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경기도에 사는 A씨는 경북 의성 고향 집 인근에서 큰 산불이 났다는 소식에 밤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부모님은 안 계시지만 고향 마을 지인들이 많다 보니 안부가 걱정됐기 때문이다.

마침 중앙고속도로가 고향 마을 부근을 지나다 보니 고속도로 폐쇄회로(CC)TV 앱만 실시간으로 쳐다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달랬다.

그는 "고향 마을 사람들이 연기가 가득한 데도 마늘밭에서 일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만이라도 일단 대피를 할 수 있도록 행정 기관이 좀 나서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60대 여성 B씨는 사돈이 사는 의성에서 불이 났다는 소식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B씨는 "다행히 별다른 피해가 없다고 하는데 아무쪼록 불이 확산하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의성 출신인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은 자신의 고향 마을이 있는 의성군 안평면에서 불이 시작돼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 구청장은 "일가친척들은 일찍 대구로 나와서 고향 마을에는 친척이 없지만 이웃해 살던 지인들이 아직도 적지 않다"며 "고향에서 큰 재난이 발생해 마음이 무척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직후 경북 의성지역에서 휴대전화 통화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KT에 따르면 산불 발생 후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2일 오후부터 하루가 지난 이날 오전까지 의성지역 휴대전화 통화량이 평소보다 약 3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KT 관계자는 "대형 산불로 부모님이나 친인척, 지인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