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서 조직 문화 혁신 의지…"'젊은 기업' 만들어 나갈 것"
"韓에도 엔비디아 같은 기업 기대"…구글과 '익시오' 글로벌 속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대한민국 기업이 글로벌 상위 1% 기업과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 '나'(CEO)부터 바뀌어야 이들 기업과 경쟁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홍범식 대표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한국 특파원과 만나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위한 조직 문화 혁신 의지를 밝혔다.
취임 100일을 갓 넘긴 홍 대표는 지난 21일 끝난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 참관 등을 위해 실리콘 밸리를 찾았다.
그는 "과거처럼 '나를 따르라'는 방식의 조직 문화로는 이제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공동체) 개인 이득과 공동체 이득이 합쳐졌을 때 응집된 힘으로 1%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CEO도 '원 오브 뎀'이어야 한다"며 "'내가 다 할 수 있다', '내가 제일 똑똑하다'가 아니라 (직원들의) 마음을 사서 그들이 원하는 것과 공동체가 원하는 것을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누구나 정보를 접할 수 있고, 한 사람이 리드할 수 없는 시대다. 하나만 바뀌어야 한다면 CEO가 바뀌어야 한다"며 가장 먼저 자신이 변화할 것임을 다짐했다.
홍 대표는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모니터그룹 파트너와 SK텔레콤 신규사업개발그룹장을 거쳐 2011년 글로벌컨설팅 기업 베인&컴퍼니에서 테크놀로지 부문 대표와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 등을 역임했다.
그는 LG유플러스를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는 '젊은 기업'(Young Company)으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홍 대표는 "GE 회장이었던 잭 웰치는 '세상의 변화보다 빨라도 기업은 망하고 늦어도 망한다'고 했다"며 "세상의 (변화) 속도보다 우리가 조금만 늦어지면 위기가 올 수 있다. 속도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도 사람도 세대 차이가 있다"며 "우리는 50대의 (나이든) 기업이지만, 가장 젊은 50대가 돼서 (젊은) 30대들이 가장 쉽게 일할 수 있는 회사, 스타트업이 함께 일해보고 싶은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GTC 2025에 대해서는 "2천 달러 이상씩 내고 엔비디아 광고를 보고 나온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얼마나 영향력이 크면 2만명이 돈을 내고 (엔비디아의) 제품 로드맵과 같은 광고를 보러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LG CEO로서가 아니라 한국인 기업인으로서 저런 기업이 (한국에도) 꼭 나왔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기조연설 때 한국 기업은 삼성 등 3곳이 잠깐 언급됐고, 다른 협력업체 대부분은 미국 대기업이나 스타트업, 대만, 일본 회사 등이었다"며 "전 세계 AI 선두 업체에 한국 기업이 몇 개 없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이번 실리콘밸리 방문을 통해 구글과 자사의 AI 에이전트 '익시오'(ixi-O)의 해외 진출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이달 초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5'(MWC 2025)에서 구글과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익시오의 해외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구글이 우리의 익시오에 다시 한번 많은 관심을 보였고, 고객들도 많은 가치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며 "이른 시간 안에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보자고 했고 사스(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모델을 통해 글로벌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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