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넉달만 구독자 150만명…꾸밈없는 모습 인기
'야노시호 집 셋방살이 추성훈' 조회수 930만여회
거친 이종격투기 선수 → 유쾌한 유튜버…극과극 매력
(서울=연합뉴스) 김유진 인턴기자 = "전성기가 언제냐고 물어보는 사람들 있는데 무조건 지금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추성훈'에서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50)은 과거 20대 시절과 현재를 비교하며 이렇게 말했다.
해당 영상에서 추성훈은 "언제나 성공하면 다시 오고 싶었던 그 장소에 간다"며 1998년 당시 유도 훈련을 하던 부산을 찾았다.
그 시절 자주 찾았던 남포동의 한 시계방은 끝내 찾을 수 없었고 매일 훈련하던 동아대학교 유도장은 유도부와 함께 아예 없어진 상태였다.
예상치 못한 세월의 변화에 그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정작 같이 유도 훈련을 했다는 대선배의 이름은 까먹어 웃음을 불러일으켰다.
강인한 파이터의 모습 뒤에 숨겨진 인간적이고 유쾌한 매력.
추성훈이 유튜브에서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또 한 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인기를 타고 지난달 말에는 그가 단독 MC를 꿰찬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추라이 추라이'가 등장하기도 했다.
◇ "야노시호 화났다"…영상마다 100만회 이상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추성훈의 유튜브 채널은 3개월 만에 구독자 100만명을 달성했고 현재는 15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매주 목요일 공개되는 영상마다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조회수 100만회는 가뿐하게 넘는다.
최고 조회수는 지난해 11월 올린 '야노시호 집에 셋방살이하는 추성훈'으로, 현재 932만회다.
앞서 추성훈은 외동딸인 추사랑과 함께 2013년부터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해 '사랑이 아빠'라 불리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특유의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스스로를 '아조씨'(아저씨)라 부르며 대세 유튜버로 떠올랐다.
흥행에 신호탄 역할을 한 '야노시호 집에 셋방살이하는 추성훈'은 추성훈이 현재 살고 있는 일본 도쿄의 집을 있는 그대로 꾸밈없이 공개하면서 '대박'을 쳤다.
그는 집 소개에 앞서 "인테리어도 아내 스타일대로 했고 모든 물건도 다 아내 거다. 난 몸만 들어와 살고 있다. 내 방도 없어서 사랑이 방을 빌려서 잠을 자고 있다"며 불쌍한 척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더니 아내인 모델 야노시호와 딸 사랑이가 쓰는 안방이라며, 이불 정리조차 되지 않은 지저분한 '민낯'을 스스럼없이 보여줘 카메라 뒤 제작진마저 당황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옷방은 너무 더럽다는 이유로 모자이크 처리됐다.
이후 야노시호와 사전 협의 없이 집을 공개해 부부싸움이 벌어졌다는 후일담이 전해지면서 이 영상은 더 인기를 끌었다.
제작진이 재빨리 '리얼 집 공개 이후 야노시호 반응'이란 후속 영상을 만들어 '야노시호~ 화~ 났다'란 우스꽝스러운 노래를 붙인 것도 한몫 톡톡히 했다.
누리꾼들은 "이렇게 투명한 집 공개는 처음 본다", "유튜브 각 너무 잘 잡았다. 요상한 포토샵 효과도 없고 너무 리얼하다. 50억 집 사는 사람도 이불 안 개고 산다" 등의 반응으로 댓글 창을 뜨겁게 달궜다.
그러자 추성훈은 추가 집 공개 영상에서 부엌에 있던 곰팡이 핀 나무 도마의 냄새를 맡고 헛구역질하는 모습을 보여 또다시 폭소를 유발했다.
◇ 스테이크 폭풍 흡입하고 립밤 바르는 상남자
집 공개 영상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콘텐츠는 '먹방'이다.
'추성훈의 일본 최고 스테이크 맛집 소개' 영상은 조회수 817만회를 기록했다.
추성훈은 19년째 찾는다는 도쿄 메구로구의 한 스테이크 가게에서 마치 진공청소기처럼 고기와 밥을 폭풍 흡입했다. 순식간에 225g짜리 스테이크 세 판을 먹어 치운 추성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터질 듯한 배를 내밀어 보이기도 했다.
이 영상이 공개된 후 해당 식당에는 손님이 몰려들었고, 국내 한 양식전문점에선 '추성훈 스테이크'를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추성훈은 편의점 디저트 먹방에도 나섰다. 가장 좋아한다는 슈크림빵과 생크림이 가득 들어있는 롤케이크를 고르는가 하면 일본 편의점에만 있다는 꿀고구마가 담긴 아이스크림을 사먹기도 했다. 달달한 디저트를 먹는 '아조씨'의 입가에선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그런가하면 닭가슴살 돈가스집에서는 "정말 부드러워 입에서 녹는다"며 이가 아닌 입술로 돈가스를 먹는 '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상남자'식 립밤 바르기도 화제다.
강원도 인제를 방문한 추성훈은 날이 건조하다며 주머니에서 립밤을 꺼내 입술을 비롯해 인중, 코 주변까지 마구 문질렀다. 이 영상 외에도 그는 수시로 립밤을 꺼내 바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누리꾼들은 "어디까지가 립(입술)인 거냐. 진짜 웃기다", "립밤 이렇게 바르는 사람 처음 본다", "마초는 사실 많은 관리가 필요하다"라며 재미있어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처음에는 추성훈의 이종격투기 선수로서 강하고 거친 모습들만 매체를 통해 전달돼 왔지만, 유튜브를 통해 그가 가진 정반대의 매력을 접하게 되면서 대중은 굉장히 호기심을 느끼고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제는 아예 관찰카메라가 모든 걸 지배하는 세상이 돼 버렸기 때문에 대중이 원하는 캐릭터도 동네에서 만날 법한 편안하고 친근감 있는 사람으로 바뀌고 있다"며 "유튜브에서 보인 추성훈의 모습이 바로 그런 캐릭터에 잘 부합했기 때문에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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