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입원 후 첫 공개석상 예정…23일 병원 창가 등장

연합뉴스 2025-03-23 01:00:03

입원 37일 만에 모습 드러내 신자들에게 인사 계획

교황, 입원 후 첫 사진 공개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폐렴으로 5주 넘게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고 교황청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교황이 23일 주일 삼종기도 후 로마 제멜리 병원 10층 창가에 나와 신자들에게 인사하고 축복을 전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교황은 지난달 14일부터 제멜리 병원 10층의 교황 전용 병실에 입원해 양쪽 폐에 발생한 폐렴 치료를 받고 있다. 즉위 이래 최장기 입원으로, 그동안 교황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교황청이 지난 16일 공개한 교황의 기도하는 사진이 교황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였다.

교황이 교황청의 발표대로 오는 23일 낮 12시께 제멜리 병원 10층 창가에 모습을 드러내면 입원 후 37일 만에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서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역대 교황들은 매주 일요일 바티칸 사도궁의 집무실 창을 열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삼종기도를 주례해 왔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폐렴으로 인해 지난달 9일을 마지막으로 삼종기도를 주례하지 못하고 있다. 23일 주일 삼종기도 역시 6주 연속 주례하지 못하고 서면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입원이 교황의 재임 12년 동안 가장 심각한 건강상 위기이자 2013년 즉위 이후 대중 앞에 가장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은 사례라고 전했다.

교황은 이날 제멜리 병원에서 나폴리 대교구 및 다른 교구의 희년 순례단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 메시지에서 "최근 며칠 동안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기도를 통해 큰 위로를 받았다"며 "비록 직접 여러분과 함께할 수는 없지만 하느님 안에서 나와 여러분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메시지는 나폴리 대교구장인 도메니코 바탈리아 추기경이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미사에서 직접 낭독했다.

교황의 퇴원 시기는 아직 공개된 적이 없다. 다만 영국 버킹엄궁은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다음 달 8일 바티칸에서 교황을 만날 예정이라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이를 감안하면 교황은 그때까지는 퇴원해 공식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