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케이컬처 시대의 아티스트 케어·암행

연합뉴스 2025-03-23 00:00:18

'케이컬처 시대의 아티스트 케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 케이컬처 시대의 아티스트 케어 = 김정섭 지음.

우리는 배역에 몰입해 캐릭터를 진짜 살아있는 인물처럼 표현해내는 배우를 극찬하고는 한다.

이처럼 배우가 배역에 얼마나 몰입했는지는 중요하게 보지만, 정작 극이 끝나고 배우가 어떻게 역할에서 빠져나와야 하는지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 책은 배우가 배역에서 안전하게 빠져나와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뜻하는 '디롤링'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한다.

저자는 "K-컬처는 최고 수준인데, 아티스트 케어는 후진국 수준"이라며 해외 디롤링 기법과 사례를 소개하고, 한국에 적합한 간편한 형태의 디롤링 모델을 제안한다.

이 모델에 따르면 연기 공간과 생활 공간을 분리하고, 연기가 끝나면 여행이나 레저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자아 전환이 이뤄진다.

또 배역을 친구처럼 여기면서 독립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내면에서 연기의 시작과 끝을 선언하면서 심리적 경계를 설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디롤링은 배우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활용할 수 있다. 엄마와 아내, 며느리 등 사회적 역할의 가면을 썼다가도 편안하게 본래 자아로 돌아올 수 있다고 저자는 제언한다.

한울아카데미. 264쪽.

'암행'

▲ 암행 = 정명섭 지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오컬트 판타지 소설이다.

양반댁 외동아들 송현우는 장원 급제하고 친구의 여동생과 결혼하며 행복한 삶을 살던 중 온 집안 식구가 하룻밤 사이 몰살당하는 참변을 겪는다. 송현우가 기억하던 것은 짙은 안개가 끼었고 기이한 꿈을 꿨다는 것뿐이다.

살인범으로 내몰려 자결을 시도했지만 되살아난 그는 이제는 암행어사 행세를 하며 기이한 일이 벌어진 곳을 찾아 팔도를 누비게 된다.

자기 일가족을 죽인 이들을 찾는 송현우와 그런 그를 쫓는 옛 친구 이명천의 이야기가 빠른 호흡으로 전개된다.

이야기 속에서 안개가 깔리고 기이한 존재들이 등장하면 페이지가 서서히 어두워지다가 먹빛이 되는 식으로 독특하게 표현했다.

이 이야기를 소재로 한 스핀오프(파생) 보드게임도 출시됐으며, 콘솔 게임화도 검토 중이다.

텍스티. 324쪽.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