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인접 산에 시뻘건 불길·주민이 직접 물 떠다 진화하는 모습도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김동민 기자 = 경남 산청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이틀째로 접어들자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 신천마을회관에서 만난 한 70대 주민은 "어제 오후부터 불이 나서 지금까지 뜬눈으로 지새웠다. 대피 명령이 떨어지면서 건너편 마을로 갔다가 오기도 했다"며 "불씨가 잡힐 것 같지 않아서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마을회관에 있던 다른 주민들도 "집이 탈까 봐 걱정된다"거나 "불씨가 계속 살아나 오늘도 걱정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산청 산불은 특정 지점에만 집중된 것이 아니라, 면 전역에 산발적으로 퍼진 모습을 보인다.
오후 5시 현재 시천면 일대에는 차도와 인접한 산에 시뻘건 불길이 관찰되는 등 산불 기세가 심상치 않은 상태다.
마을 주민 2명이 직접 물을 떠다가 진화하는 장면도 취재진에게 목격됐다.
시천면 산불 현장으로부터 30여㎞ 떨어진 진주 문산휴게소 일원에서도 산청 산불로 인한 연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산불 진화율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70%에 진입했다가 건조한 대기와 강풍 등 영향으로 오후 5시 기준 35%로 크게 후퇴했다.
불이 난 산의 지형이 경사도 30도 정도로 가파른 점도 뜨겁고 가벼운 불이 더 잘 번지는 것이 요인이 된 것으로 산림당국은 보고 있다.
산청 대형 산불로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 시천면 15개 마을 주민 263명이 한국선비문화연구원 등으로 대피했다.
산불 진화작업을 하던 진화대 2명은 숨지고, 다른 진화대 1명과 공무원 1명도 현재 연락이 두절돼 소방당국 등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림당국은 해가 지는 오후 6시 30분 직전에 헬기를 철수하고, 1천500명이 넘는 인력과 장비 120여대를 동원해 산불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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