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팔 분쟁의 시작…'왜 강대국은 책임지지 않는가'

연합뉴스 2025-03-22 09:00:09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랑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왜 강대국은 책임지지 않는가 = 비비안 포레스터 지음. 조민영 옮김.

제2차 세계대전은 끝났으나 완전히 끝난 건 아니었다. 적어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에선 말이다. 프랑스 유대인 작가인 저자는 서구 강대국의 회피와 암묵적 동의, 묵인이 오늘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낳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영국의 원죄가 컸다. 영국은 1917년 밸푸어 선언을 통해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는 방안을 밝혔고, 1937년에는 팔레스타인 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에비앙 회담과 유엔 결의안을 거쳐 1948년 5월 14일 마침내 이스라엘이 건국됐다.

이스라엘의 탄생에는 유럽인들의 이기심도 한몫했다. 세계대전 당시 서구 강대국은 유대인이 자기네 나라로 들어와 자리를 잡는 것을 두려워했다. 이런 반유대주의 분위기 속에서 유럽 국가들은 국경 문을 걸어 잠그고, 자국의 유대인 이민 할당량을 줄이는 일에 몰두했다. 그러면서 유대인 난민 문제를 유럽과 전혀 관계없는 아랍인들에게 떠넘겼다.

특히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의 권리와 목소리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도도서가. 310쪽.

▲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 = 수전 매그새먼·아이비 로스 지음. 허형은 옮김.

화가 반 고흐는 생전에 "아름다운 것에 가능한 한 많이 감탄하라.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에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예술이 삶을 풍성하게 해준다는 이유에서였다.

반 고흐는 단순히 느낌과 경험에 따라 이같이 말했을 터이지만, 그의 직감은 과학적으로 들어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동적인 작품을 보고 내뱉는 감탄의 충격은 우리도 모르는 새 곧바로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됐기 때문이다.

예술은 우리를 치유하는 힘이 있다. 익숙한 음악 플레이리스트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억 회복을 돕고, 가상현실 프로그램이 마약성 진통제를 대신해 화상 환자의 통증 정도를 낮추며, 미술 수업으로 소방대원의 화재 트라우마를 치료할 수 있다.

국제예술마인드 연구소 창립자 수전 매그새먼과 구글 하드웨어 제품 개발부의 디자인 부총괄인 아이비 로스는 아름다움의 감각을 마주한 뇌가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상세히 전한다.

윌북. 368쪽.

▲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랑 = 안 헤벨라인 지음. 이한진 옮김.

독일-유대계 지식인 해나(한나) 아렌트의 삶과 업적을 탐구한 책.

소설가이자 작가인 저자에 따르면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와의 관계, 나치 독일에서의 극적인 탈출, 그리고 국외자로서의 경험은 아렌트를 행동하는 여성으로 키웠다.

책은 아렌트의 역동적인 삶뿐만 아니라 민주주의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전체주의 국가로 변질될 수 있는지, 인간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와 같은 사회 정치·철학적 주제를 다룬다.

아울러 하이데거, 벤야민, 보부아르, 사르트르 등 당대 지식인들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도 소개한다.

마르코폴로. 304쪽.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