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IOC 위원장 코번트리…'올림픽 유치 도전' 전북 셈법은

연합뉴스 2025-03-22 08:00:04

코번트리 철학, '저비용 고효율·친환경' 전북 방향성과도 일치

중동 등에 비해 높은 '여성 인권'도 강점…"전북 강점 극대화"

새 IOC 위원장으로 당선된 커스티 코번트리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커스티 코번트리(41) 짐바브웨 체육부 장관이 제10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 선출되자 2036 하계 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는 전북특별자치도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전북도는 코번트리가 지닌 '첫 여성 위원장'이라는 상징성을 활용하고 올림픽 철학을 분석해 기존의 전략을 보완, 부각,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일 IOC 위원장에 당선된 코번트리가 추구하는 올림픽 철학을 다변성, 저비용·고효율, 지속 가능성, 친환경, 선수 역량 강화, 여성 스포츠 보호 등으로 분석했다.

상당 부분 전북도가 내세운 올림픽 방향성과 결이 같다.

도의 올림픽 전략은 대구·광주·전남·충남·충북 등의 기존 경기장을 활용하는 '지방도시 연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기반의 친환경 올림픽, 세계문화유산을 활용한 문화올림픽이다.

이 중 비용 대비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북의 강점은 지방도시 연대다.

전북도는 강원, 인천, 경기 지역의 경기장도 활용해 이러한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국내 후보 도시 경쟁에서 전북에 고배를 마신 서울의 계획을 일부분 수용하는 것이다.

코번트리가 IOC 첫 여성 위원장이라는 점도 유치 전략의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다.

2036 하계 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든 나라는 인도(아메다바드)와 카타르(도하), 인도네시아(누산타라), 튀르키예(이스탄불), 칠레(산티아고), 헝가리(부다페스트) 등 10여개 국이다.

이 가운데 인도, 카타르, 이탈리아 등이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대륙별 순환 개최 관례에 따라 2036 올림픽은 아시아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데 우리나라는 인도, 카타르에 비해 여성 인권 감수성이 높다는 게 또 다른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조영식 도 올림픽유치추진단장은 "코번트리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2016년부터 4년간 함께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해 관계도 좋다고 들었다"며 "코번트리 당선으로 IOC 내부에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전북, 대한민국이 가진 강점을 내세워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2036 하계 올림픽 국내 후보지로 선정된 전북, 취재진 질문 답하는 김관영 지사

아울러 코번트리의 당선은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시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북도는 보고 있다.

토마스 바흐 현 IOC 위원장의 후계자로 불리는 코번트리가 바흐의 뜻을 이어받아 올림픽 개최지 선정 방식을 미래유치위원회 심사·추천제로 유지할 수도 있다는 게 전북도의 분석이다.

그간 IOC 위원장 후보 다수가 개최지 선정 방식을 미래유치위원회 추천에서 회원국 투표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는 배치된다.

현 방식을 유지한다면 이르면 올 연말에 개최지 선정 절차가 마무리될 수도 있다.

전북도는 올림픽유치추진단 인사를 서둘러 마무리해 이러한 국제적인 상황에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김관영 도지사는 오는 4월 8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함께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하우스에서 6월까지가 임기인 바흐 위원장과 만나 2036 하계올림픽 유치 의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당일 코번트리와의 만남도 타진 중이다.

d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