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작년 3천974억 손실…연체율 8%대로 9년만에 최고치(종합)

연합뉴스 2025-03-22 00:00:10

PF부실 여파로 2년 연속 적자…상호금융권 순이익도 '반토막'

저축은행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국내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해 4천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속에서 연체율은 8%대 중반으로 치솟았다.

금융감독원이 21일 발표한 '2024년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총 3천9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은 2023년에도 5천758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작년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악화했다.

저축은행의 작년 말 기준 연체율은 8.52%로 전년 말(6.55%) 대비 1.97%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15년 말(9.2%)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4.53%로 전년 말(5.01%) 대비 0.48%p 하락한 반면, 기업대출은 12.81%로 전년 말(8.02%) 대비 4.79%p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10.66%로 전년 말(7.75%)보다 2.91%p 상승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 및 거래자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 부정적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부실채권 감축을 위한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업권이 손실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저축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은 15.02%로 전년말(14.35%) 대비 0.67%p 상승해 규제비율(7~8%)을 상회하고 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이날 영업실적 설명회에서 "작년 3분기는 약간 흑자가 났고, 4분기에는 충당금 확대로 다시 적자가 나는 등 실질적으로는 작년 상반기에 마이너스는 끝났다고 본다"며 "당분간 플러스, 마이너스 등 그렇게 의미 있는 숫자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전날 건전성이 악화한 저축은행업계의 신속한 자율 구조조정을 도모하기 위해 인수·합병(M&A) 규제를 2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오 회장은 "'문제가 있으면 팔게 해주겠다'는 기존 매각 방침을 조금 더 확대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만족한다"며 "그러나 (기존에 원했던) 완전 자율화 방침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당국에 그런 요청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을 포함한 상호금융조합의 경우 작년 1조5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전년(2조382억원) 대비 반토막(-48.2%) 수준이다.

신용사업 부문(금융) 순이익은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16.5% 감소했고, 경제사업부문은 적자 규모가 소폭 확대됐다.

가장 덩치가 큰 농협은 1조6천4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2조357억원) 대비 19.1% 줄었다.

신협은 3천419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수협의 순손실은 2천725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상호금융권 작년 말 연체율은 4.54%로 전년 말(2.97%)보다 1.57%p 상승했다.

수협(6.74%), 신협(6.02%), 산림조합(5.68%), 농협(3.88%) 순으로 연체율이 높았다.

상호금융권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5.26%로 같은 기간 1.85%p 올랐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적자 지속에도 소폭 개선된 반면, 상호금융조합의 순이익은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에도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지속 등에 대비해 경·공매, 자율 매각 등 부실자산 정리를 통한 건전성 제고를 유도하고, 손실흡수능력을 지속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