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탄핵 정국 속 당 수습·안정화 총력…"탄핵보다 무서운 게 분열"
尹 탄핵 선고가 2차 시험대…"민생 정책 입법화, 이재명 의회 독재 비판 지속"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1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전임 추경호 원내대표가 사퇴하자 같은 해 12월 12일 당내 경선에서 승리, 2년 만에 원내대표직에 복귀한 권 원내대표는 그야말로 살얼음판 정국에서 원내 지휘봉을 잡았다.
임기 사흘째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당시 한동훈 지도부 체제가 붕괴하자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위기의 여당을 한동안 '원톱'으로 이끌기도 했다.
이후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쌍권' 체제를 이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당 수습 및 안정화에 총력을 쏟았고, 이는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계엄 선포, 탄핵 소추안 가결 직후 당이 굉장히 어렵고 힘들었다"며 "당과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면 독배를 기꺼이 마시겠다는 각오로 원내대표에 출마했고 '탄핵보다 더 두려운 것이 당의 분열'이라고 그때도 밝혔다"라며 말했다.
그는 "약간의 의견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당이 쪼개지지 않고 노골적인 분열상을 드러내지 않고 큰 문제를 대처하는 데 있어서 99%의 대다수 의원이 함께해 주셨다는 점에 감사드리고 나름의 역할을 하지 않았나 자평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하루하루 버티고 지나오는 게 힘들었다"며 "의원들이 많이 도와주고 격려하고 힘을 실어줬기 때문에, 그리고 국민들께서도 힘을 실어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버텨왔다"고 밝혔다.
전날 18년 만의 국민연금 개혁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것도 성과로 꼽힌다.
탄핵 정국 속에서 당내 강경파들이 전면 장외 투쟁 돌입 등 주장을 펼치는 와중에도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헌법재판소 결정 승복'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면서 선을 그었다.
이는 여당이 헌재의 결정에 외압을 미치려 한다는 비판 여론을 고려하는 동시에 만에 하나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에 대비해 탄핵에 찬성하는 중도층 여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을 낳았다.
권 원내대표는 "지도부는 지금까지 스탠스를 그대로 유지하고, 지도부와 생각이 다른 의원들은 장외에서 열심히 투쟁하고 있으니 '투트랙'으로 가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또다시 시험대를 앞두고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정국에 밀어닥칠 거대한 격랑에 맞서 당의 단일대오를 지키면서 국민의 지지도 유지해야 할 과제가 놓인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100일은 아무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민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정책이 있으면 발굴해서 입법화하거나 정책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 특히 이재명 대표의 입법·의회 독재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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