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항공안전 대토론회'…조류충돌 방지 '버드 돔' 체계 등 제안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최근 잇따른 항공 사고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항공 안전을 위한 별도의 전문 기관을 설립하고, 항공사의 면허 및 정비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토교통부가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항공안전 대토론회'에서 항공운항 안전 개선 방안을 발표한 김연명 한서대 항공융합대학원장(항공산업공학과 교수)은 "항공 안전 전문가로 이뤄진 가칭 '항공안전청'을 신설해 항공사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국제 항공업계에서 높은 위상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36개 이사국 가운데 32개는 항공안전을 다루는 별도 조직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또 "미국의 항공사고 예방 조직인 'CAST'와 같이 산학연이 함께 참여하는 가칭 '항공안전 협의체'를 상설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근본적인 안전 증진을 위해서는 평시에도 항공 안전 문제를 논의해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원장은 과거 200억원이었다가 저비용항공사(LCC)의 시장 진입 촉진을 위해 150억원으로 완화한 항공사 면허 납입 자본금은 상향하고, 정비 품질 강화를 위해 인프라 및 안전 인력의 기준 요건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행 전후 점검, 기착지 중간 점검 등의 시간을 늘리고, 엔진과 랜딩기어(착륙장치) 등 주요 부품에 대한 신뢰성 분석을 의무화할 것도 촉구했다.
이날 공항 안전 개선 방안 발표를 맡은 송기한 서울과기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현재는 공항 설계와 운영의 일관성에 한계가 있고 설계 시 운영의 본질적인 안전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며 "설계 단계부터 안전 운영을 위해 운영 기준에 대한 전문적 검토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12·29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을 방지할 대책으로는 다층적 조류 충돌 예방 체계인 '버드 돔'을 제시했다.
원거리의 조류는 레이더와 인공지능(AI)을 통한 과거 데이터, 패턴 분석으로 사전 탐지하고, 중거리는 드론 등을 활용해 모니터링과 퇴치에 나서는 방안이다. 근거리에서는 전담 인력으로 상시 예방 활동을 진행하고, 항공기 접근 시 즉각 대응에 나선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항공 안전이 경제성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규제 조정 방안과 항공안전 거버넌스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문성 강화, 항공 정비 산업 활성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아울러 12·29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공항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등 항행 안전시설의 안전성을 높이는 방안을 비롯해 활주로 종단 안전 구역 및 포장 개선 방안도 다뤘다.
국토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적극 검토해 오는 4월 발표할 항공안전 혁신방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항공 산업은 국민의 신뢰를 토대로 운영되는 분야로 안전이 흔들리는 순간 신뢰가 무너지고 쇠퇴하게 될 것"이라며 "12·29 여객기 참사와 같은 항공 사고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항공안전 정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대한민국의 하늘길을 만들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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