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권성동…"국민이 힘 실어줘 지금까지 버텨"

연합뉴스 2025-03-21 13:00:07

기자회견 없이 일정 수행…탄핵 정국 속 당 수습·안정화에 총력

尹계엄 사태서 원내사령탑 맡아 탄핵 선고가 2차 시험대

원내대책회의 참석하는 권성동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1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통상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권 원내대표는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당 안팎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전임 추경호 원내대표가 사퇴하자 같은 해 12월 12일 당내 경선에서 승리, 2년 만에 원내대표직에 복귀했고, 이후 살얼음판 정국을 걷고 있다.

임기 사흘째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당시 한동훈 지도부 체제가 붕괴하자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위기의 여당을 한동안 '원톱'으로 이끌기도 했다.

이후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쌍권' 체제를 이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당 수습 및 안정화에 총력을 쏟았고, 이는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날 18년 만에 국민연금 개혁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것은 성과로 꼽힌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별한 소감은 없다"면서도 "다만,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당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의원들의 선택으로 원내대표에 취임했는데 하루하루 버티고 지나오는 게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하지만 의원들이 많이 도와주고 격려하고 힘을 실어줬기 때문에, 그리고 국민들께서도 힘을 실어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버텨왔다"고 밝혔다.

탄핵 정국 속에서 당내 강경파들이 전면 장외 투쟁 돌입 등 주장을 펼치는 와중에도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헌법재판소 결정 승복'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면서 선을 그었다.

이는 여당이 헌재의 결정에 외압을 미치려 한다는 비판 여론을 고려하는 동시에 만에 하나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에 대비해 탄핵에 찬성하는 중도층 여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을 낳았다.

권 원내대표는 "지도부는 지금까지 스탠스를 그대로 유지하고, 지도부와 생각이 다른 의원들은 장외에서 열심히 투쟁하고 있으니 '투트랙'으로 가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또다시 시험대를 앞두고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정국에 밀어닥칠 거대한 격랑에 맞서 당의 단일대오를 지키면서 국민의 지지도 유지해야 할 과제가 놓인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이 이런 탄핵의 공포에서 벗어나서 그야말로 우리 국민들이 입법부에 준 권한이 국민과 나라를 위해 제대로 쓰일 수 있게 비판할 건 비판하고, 수용할 건 수용하고 민심과 호흡하면서 당 원내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ge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