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시장 "미국인의 英시민권 신청 급증은 '트럼프 효과'"

연합뉴스 2025-03-21 11:00:12

작년 4분기, 영국 시민권 신청한 미국인 40% 급증

런던의 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지난해 4분기에 영국 시민권을 신청한 미국인들이 급증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디크 칸 영국 런던 시장은 20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미국인의 시민권 신청 급증 현상에 대해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 약 1천700명의 미국인이 영국 시민권을 신청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또한 지난해 전체에는 6천 명 이상의 미국인이 영국 시민권을 신청했다.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치다.

칸 시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미국에 등을 돌리는 미국인을 영국으로 유인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해왔다.

특히 칸 시장은 미국인들이 이민지로 선호하는 캐나다보다 런던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도 자신했다.

칸 시장은 파키스탄계 무슬림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사상 첫 3선 런던시장이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국제적인 인지도가 높은 대표적인 영국 정치인으로 꼽히며 향후 총리직 도전 여부도 주목받는다.

2016년부터 런던시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칸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불편한 관계다.

그는 영국 정부가 지난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하자 트럼프 대통령을 '극우파의 주장을 전파하는 미국 대통령'으로 규정하고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도 했다.

다만 칸 시장은 미국과 영국은 가장 가까운 국가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난 미국과 미국 문화, 미국인, 미국 정치와 미국 기업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