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경기 확신없는 美·여전한 관세 불안감…코스피 '눈치싸움'

연합뉴스 2025-03-21 10:00:02

뉴욕증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약세 마감…각국 금리 동결 '관망모드'

한화에어로 대규모 유증 파장…코스피선 업종간 수급 줄다리기 예상

코스피 제한적 상승 2,630대 마감, 원/달러 5.5원 오른 1,458.9원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21일 국내 증시는 미국의 경기·관세 불안감 속에 업종별 이슈를 소화하며 눈치보기 장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는 반도체주의 강세 속에 전장보다 8.48포인트(0.32%) 오른 2,637.10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나란히 2%대 상승하며 6만원, 21만원 선을 회복했고, 이차전지주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최근 강세를 나타냈던 방산·조선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업종 순환매 양상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알테오젠[196170](-10.98%), HLB[028300](-7.65%), 코오롱티슈진[950160](-14.59%) 등 대형 바이오주의 부진 속에 13.20포인트(1.79%) 내린 725.15로 장을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다시 부각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가능성에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지수는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으로 해석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상승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금리 인하를 두 차례로 예상하면서 안도했던 시장은 하루 만에 경기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특히 연준이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올린 것이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를 재차 불러왔다.

상호 관세 발효가 예정된 4월 2일까지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는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3%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22%, 0.33%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0.86%), 메타(0.33%), 테슬라(0.17%)가 소폭 올랐으나 애플(-0.53%), 마이크로소프트(-0.25%) 등은 내리는 등 주요 기술주가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에 힘입어 시간외거래에서 2% 이상 오르는 모습이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을 염두에 두고 관망 모드를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은 미국에 대한 1단계 보복관세 부과 시점을 4월 1일에서 4월 2일 미국의 상호 관세가 발효된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업종별 재료를 소화하면서 지수 전체적으로는 관망 분위기 속에 혼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전날 장 마감 후 국내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3조6천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톱티어 방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지금 투자 기회를 놓치면 뒤로 밀려버린다"며 유증의 당위성을 강조했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하한가(-9.97%)를 기록했다.

바이오 업종에서는 HLB의 간암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승인이 재차 불발된 것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눈치 게임이 치열할 것으로 본다"며 "마이크론 혼조세에 힘입은 반도체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엇갈린 해석, HLB의 간암신약 승인 불발 등에 따라 업종간 장중 수급싸움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 심리를 유추할 수 있는 MSCI 한국지수 ETF는 간밤 뉴욕증시에서 0.89% 하락했다.

cho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