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물부족' 캄보디아 전역에 빗물 식수화시설 짓는다

연합뉴스 2025-03-21 09:00:04

캄 정부와 '레인스쿨 프로젝트' 협약…학교 1천곳 설치 추진·교과과정 도입

'빗물박사' 한무영 명예교수 기술개발…"전세계 물부족 고통 해소 위해 노력"

한무영 명예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빗물 식수화시설 작동원리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서울대가 물 부족에 시달리는 캄보디아 정부와 협력해 현지 학교에 빗물을 식수로 바꾸는 시설을 짓는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21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건설환경종합연구소는 최근 캄보디아 교육부, 왕립학술원과 '레인스쿨(Rain School)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캄보디아 학교 1천곳에 학생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빗물 식수화 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사업은 2022년 12월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가 한-메콩 협력기금(MKCF)의 지원을 받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고등학교에 빗물 식수화 시설을 지은 후 현지 정부가 이를 국가 정책으로 추진하면서 기획됐다.

시설은 5t(톤) 규모 물탱크 4개가 연결된 형태로, 빗물이 탱크를 거치면서 점차 정화되다 최종적으로 간단한 필터 처리만 해도 세계보건기구(WHO)의 음용수 수질 기준에 맞는 물이 되는 방식이다.

빗물 속 불필요한 입자들은 중력에 따라 침전하도록 유도하는 자연 기반 해법인 만큼 화학약품이나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특별반을 만들어 소속 학생들이 시설을 직접 운영하도록 교육한다.

2022년 12월에 설치한 시설은 지난 2년간 이렇게 식수 76t을 만들어냈다.

캄보디아 정부는 앞으로 식수화 설비가 갖춰지는 학교에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빗물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교과 과정도 도입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의 기술은 '빗물 박사'로 알려진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 연구팀이 개발했다.

유엔이 지정한 '세계 물의 날'이기도 한 이날 한 명예교수는 "이번 사업으로 많은 학생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길 기대한다"며 "전 세계에서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캄보디아 정부와 '레인스쿨' 업무협약 체결

yo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