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서 30여개국 군수뇌부 '의지의 연합' 세부사항 논의
스타머 "합의 즉시 행동해야"…英매체 "타이푼 배치 논의"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후 평화유지군 파병 논의를 주도하는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가 종전 합의 시 즉각 행동할 수 있도록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후 안전 보장을 지원하기 위한 '의지의 연합' 참여국 군 수뇌부 회의에 앞서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군사 계획과 작전이 회의의 초점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하늘과 바다, 국경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합의(deal)가 있다면 우리가 즉각적으로 행동에 돌입할 수 있는 게 정말로 중요하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면·비대면으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의지의 연합' 참여 의사가 있는 31개국 군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해 세세한 부분까지 논의했다. 스타머 총리는 회의에 일부 참석했다.
스타머 총리는 회의가 열리는 런던 노스우드 군사본부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크라이나 자력 방어를 강조하면서 '의지의 연합'의 역할은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우크라이나군)은 역량도, 규모도, 전장 경험도 있다"며 "우리가 말하는 건 그 역량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이를 강화하면서 공중과 수중, 해상, 육지와 관련된 역량을 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후 평화유지군과 관련해 그동안 지상군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이날은 해상과 공중 방어를 강조하는 모습이었다고 FT는 짚었다.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전후 안보 관련 화상회의에 참석한 한 소식통도 당시 서방 정상들의 논의가 유럽 지상군에서 공중과 해상 순찰로 눈에 띄게 바뀌었다고 전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도 이날 군 수뇌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공중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영국 전투기 타이푼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 영국 공군 고위 소식통은 이 매체에 영국 지상군 파병 시 "공중 지원은 필수가 될 것"이라며 타이푼 또는 F35 지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프랑스와 함께 전후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위한 자발적인 국제 연합체 '의지의 연합'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이 같은 논의를 주도하면서도 미국의 안보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에 대해 아직 약속하지 않았고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우크라이나 파병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총리실 대변인은 미국과의 '안전장치'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노스우드 본부에서 "어떤 합의가 이뤄지든지 방어되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는 뒤를 받쳐주는 게(안보 보장) 없는 합의는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위반할 것임을 안다. 이는 전에도 일어났기에 알고 있고,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지의 연합 논의는 "정치적 의도를 현실로, 개념을 계획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도 러시아는 평화유지군 파병 논의가 유럽이 전쟁에 개입하는 행위라며 비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유럽에서 오는 신호는 유럽을 군사화하려는 계획과 관련 있다"며 "유럽은 군사화에 착수했고 어느 정도 전쟁 당사자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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