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로 노랗게 물든 거제 공곶이, 봄바람 타고 상춘객 '마중'

연합뉴스 2025-03-21 00:00:24

22∼23일 공곶이 수선화 축제…한때 방치됐다 거제시 관리로 부활

수선화로 물든 거제 공곶이

(거제=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관리인 부재로 한동안 방치돼 온 경남 거제시 공곶이가 올해 수선화 축제와 함께 본격적인 상춘객 맞이에 나선다.

거제시는 오는 22일부터 이틀간 일운면 예구항과 공곶이 일대에서 제2회 공곶이 수선화 축제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공곶이 기념 표지석 제막식을 비롯해 플리마켓과 특별공연, 농·수·특산물·먹거리 판매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지난 18일 찾은 공곶이 일대는 벌써 봄기운을 만끽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등산길을 따라 오르고 내려가는 시민들 발걸음은 가벼워진 옷차림만큼 시원하게 움직였다.

한참을 내려가자 노란빛을 띤 수선화가 하나둘씩 나타났다.

건너편 몽돌해변에서 불어온 노란 물결처럼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모습이 장관을 이뤘다.

아직 수선화가 모두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완연한 햇살과 함께 노랗게 물든 꽃이 봄이 곧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었다.

대구에서 친구들과 왔다는 박수정(67) 씨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왔는데 바다 바로 앞에 수선화가 한가득 있으니 더욱 기분이 좋다"며 "가까이 살면 등산도 할 겸 자주 찾아오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은 반평생 자식처럼 볼보며 공곶이를 가꾼 강명식 대표가 재작년 별세하면서 한동안 방치돼 왔다.

관리할 주체가 마땅찮아 공곶이 주변은 거미줄이 생기거나 생기를 잃은 야자수 주변으로 잡초와 폐나무만 가득했다.

하지만 지난해 거제시가 강 대표 가족과 협의해 향후 10년간 관리하기로 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시는 올해 수선화 약 10만포기를 심어 예전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수선화는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만개할 것으로 예측된다.

수선화 축제를 주관하는 여철근 일운주민자치위원장은 "올해에는 무대 규모를 다소 줄이는 대신 몽돌 탑 쌓기와 관광객 즉석 노래방 등 많은 분이 참여할 수 있게 구성했다"며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활짝 핀 수선화를 가득 즐기고 가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선화로 물든 거제 공곶이

l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