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작년 7월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 방문 불허…中반발 우려"

연합뉴스 2025-03-21 00:00:23

교도통신 "중국에 과도한 배려라는 비판 제기될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작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2주기에 맞춰 조율이 이뤄지던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의 방일을 불허했다고 교도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작년 5월 퇴임한 차이 전 총통은 같은 해 7월 7일 도쿄에서 열릴 아베 전 총리의 추도 행사에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일본 정부는 중국 반발을 우려해 그의 일본 방문을 막았다.

차이 전 총통의 방일은 대만과 우호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의 초당파 의원연맹인 '일화(日華)의원간담회'를 통해 조율됐으나 당시 기시다 후미오 정부가 계획 취소를 요구해 무산됐다.

당시 기시다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중국의 수입 금지 해제 등을 위해 중국과 관계 개선에 힘쓰던 시기여서 차이 전 총통이 방일할 경우 악영향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이 2001년 병 치료를 위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비자를 내준 일본 정부에 항의했을 뿐만 아니라 리펑 당시 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방일 일정을 취소하는 등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집권 당시 대만에 우호적 자세를 보여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아베 전 총리가 2022년 유세 중 총격을 당해 사망하고서 두 달여 뒤에는 대만 남부 가오슝시에 아베 전 총리 동상이 세워졌을 정도다.

교도통신은 차이 전 총통의 방문을 막은 일본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대만은 물론 일본에서도 '중국에 대한 과도한 배려'라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