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필리핀 관광부는 미쉐린 가이드의 첫 번째 '2026 마닐라-세부 에디션' 발간을 발표하며, 마닐라와 세부의 미식 문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익명의 평가원이 심사를 진행 중이며, 첫 에디션은 올해 4분기에 레스토랑 목록을 공개할 예정이다.
필리핀의 음식 문화는 전통과 현대가 융합된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7641개의 섬에서 비롯된 다채로운 요리와 지역적 개성으로 세계 미식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세계적인 셰프 초대 미식 향연 선보인 솔레어 리조트 엔터테인먼트 시티
솔레어 리조트 엔터테인먼트 시티(Solaire Resort Entertainment City)는 오픈 12주년을 기념하여 세계적인 셰프들과 함께 미식의 향연을 선보였다.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린 이번 행사에는 미슐랭 스타 셰프 3명과 음료 분야의 마스터들이 참여했다.
한국, 필리핀, 일본의 취재진과 인플루언서를 초대해 정교한 요리와 음료의 특별한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였으며, 야쿠미, 워터사이드, 피네스트라 등의 시그니처 레스토랑을 통해 미식 경험을 제공했다.
행사의 피날레는 세계적인 미식 거장 하인즈 벡(Heinz Beck) 셰프가 장식했다.
그는 로마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라 페르골라(La Pergola)를 포함해 8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혁신적인 요리 창조자로 알려져 있다.
하인즈 벡 셰프는 바닷물에 담근 셀러리와 절인 방어, 달콤한 고추와 그린 가스파초를 곁들인 스캄포, 호박 리조또, 피스타치오 크러스트 송아지 스테이크 등 그의 대표 요리로 구성된 6코스 디너를 선보였다.
솔레어 리조트는 지난 3년간 매년 세계적인 셰프들을 초청해 고객들에게 탁월한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는 다이닝 경험을 제공해왔다.
이를 통해 다양한 문화의 영향을 받은 요리가 창의적이고 독특한 맛을 창출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한편, 솔레어 리조트는 필리핀을 찾는 한국인 미식 여행자들과 한류 음식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흑백요리사에 참여했던 최현석 셰프를 초청한 행사를 4월 초에 개최할 예정이다.
이밖에 5성급 고급 리조트 외에도 필리핀 전통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맛집들이 많다.
솔레어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토요이터리'는 18가지 채소 샐러드와 돼지의 3가지 부위로 만든 독창적인 돼지고기 바비큐를 제공하는 음식점으로 유명하다.
미식 체험 이외에 솔레어가 자랑으로 여기는 스카이 레인지(Sky Range) 슈팅 클럽 등도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모두 20레인 규모의 이 슈팅 클럽은 권총과 소총 사격이 가능한 곳으로, 안전요원들을 배치돼 처음 사격하는 사람도 안전하게 사격을 즐길 수 있다.
필자는 M4소총과 콜트권총을 체험했다.
군 근무 시절 소총 사격은 많이 접해봤지만, 권총은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반동이 심해 10발 중 3발은 중심에서 많이 벗어났다.
◇마닐라 시티투어
짧은 여행 일정 속에서도 마닐라의 유적지를 둘러보는 시티투어를 다녀왔다.
첫 방문지는 교통체증을 뚫고 40여 분 만에 도착한 발루아르테 데 산티아고 요새였다.
이 요새는 마닐라 남쪽 해안 경계를 방어하기 위해 1586년에서 1587년 사이에 건설되었지만, 이후 스페인, 영국, 미국 등의 점령으로 파괴됐다가 1979년에 발굴되어 1992년에 복원되었다.
이어서 마닐라 인트라 무로스에 위치한 바하이 치노이(Bahay Tsinoy)를 방문했다.
이곳은 필리핀 내 중국계 사람들의 삶과 역사, 그들의 공헌을 기록한 박물관으로, 타갈로그어로 '중국-필리핀 하우스'를 의미한다.
박물관은 중국인의 필리핀 이주 역사와 중국 커뮤니티 형성을 비롯해 필리핀에서의 중국인 삶을 재현하고 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1852년에 청나라 이민자인 림투아코가 설립한 데스티레리아 림투아코(림투아코 증류소) 박물관이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위스키와 럼을 증류하는 기구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 회사에서 제조하는 위스키, 럼, 보드카, 테킬라 등이 진열된 바를 볼 수 있는데, 방문객은 이곳에서 6잔의 술을 무료로 시음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주류 제조 도구와 회사 역사를 소개하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시티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원죄 없으신 잉태의 작은 대성당'으로 알려진 마닐라 대성당(Manila Cathedral)이었다.
이 대성당은 1571년에 처음 세워졌으나, 1945년 해방 전투 중 성곽과 함께 폐허가 되었다가, 1958년 12월 7일 무염시태 축일을 앞두고 새로 봉헌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평일 오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과 가톨릭 신자가 기도를 드리기 위해 방문했으며, 주말에는 주로 결혼식장으로 많이 활용된다고 한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마닐라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srba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