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등 일부 홈플러스 납품차질…'대금 지급시기' 이견(종합2보)

연합뉴스 2025-03-21 00:00:11

납품사, '결제 주기 단축'이나 '대금 선납' 요구

농심·서울우유 등 일부 홈플러스 납품차질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김윤구 신선미 기자 =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할인행사를 이어가며 정상화를 위해 애쓰는 가운데 일부 식품업체의 납품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대금 지급 시기를 앞당겨달라는 납품사의 요구에 홈플러스가 난색을 보이면서 일부 업체의 납품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우유 1위 업체인 서울우유는 20일 홈플러스에 우유 등 제품을 납품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서울우유 등이 납품 조건으로 상품 대금을 현금으로 선납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협력사와 입점주도 있는 상황에서 상품 대금을 현금으로 선납하라는 조건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대금을 선납하거나 결제 시기를 앞당기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협의가 잘 되면 납품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선식품인 우유는 매일 납품하는 품목이라 홈플러스 일부 매장에서는 서울우유 제품이 있던 진열대에 빈자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농심[004370]은 대금 지급을 놓고 지난 19일부터 홈플러스에 라면 등 제품을 공급하지 않았다가 오는 21일 다시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농심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계속 협의했는데 조율이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농심은 홈플러스에 조속히 대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해왔다.

일부 납품차질 발생한 홈플러스

앞서 오뚜기[007310], 롯데웰푸드[280360], 롯데칠성음료[005300], 동서식품, 팔도 등 주요 식품기업이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했다가 며칠 만에 재개했다.

그러나 일부 업체가 대금 선납이나 결제 주기 단축 등을 요구하면서 납품 차질이 생기는 모습이다. 납품을 중단하는 업체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식품업체는 "대금 정산 주기를 50일에서 30일로 단축해달라고 요구했는데 협상이 잘 안되면 다음 주쯤 납품을 중단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납품 대금 정산 주기는 중소업체를 제외하고 45∼60일로 다른 대형마트의 두세배 수준이라 납품업체들의 불안감이 크다.

CJ제일제당[097950], 대상 등은 정상적으로 홈플러스에 납품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온[271560]은 대금 정산 등을 포함해 홈플러스 측과 지속 협의 중이지만, 소비자 불편을 고려해 당장 납품 중단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주요 협력사들과 납품 협의가 마무리 단계"라면서 "오랫동안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을 이어온 협력사인 만큼 현 상황에 대해 잘 소통함으로써 이른 시일 내에 합의를 완료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회생개시 후 납품대금 등 상거래채권은 정상 지급하고 있으나 작년 12월부터 올해 1·2월 발생한 밀린 상거래 채권에 대해선 영세·소상공인에 먼저 지급 중이다. 이날 오전까지 상거래채권 지급액은 누적 3천863억원이다.

noanoa@yna.co.kr, ykim@yna.co.kr, 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