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지금 투자기회 놓치면 뒤로 밀려…더 위로 가기 위한 판단"

연합뉴스 2025-03-21 00:00:05

'역대 최대' 3.6조 유상증자 콘퍼런스콜…"시설·지분·JV 투자 고려"

"앞으로 3∼4년동안 집중 투자…이후 실적으로 본격 반영될 것"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이슬기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일 역대 최대 규모인 3조6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지금 투자 기회를 놓치면 지금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뒤로 밀려버린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 담당 임원(전무)은 이날 유상증자 발표 뒤 열린 기업설명회 컨퍼런스콜에서 유상증자 배경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 전무는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방법도 있지만, 지금 업황이 그렇게 녹록지 않고, 오히려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이런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주주들께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오후 3조6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이번 유증 규모는 한국 증시 역사상 가장 크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해외방산에 1조6천억원, 국내방산에 9천억원, 해외조선에 8천억원, 무인기용 엔진에 3천억원을 각각 투자하겠다고 했다.

해외방산 투자와 관련해 한 전무는 "중동과 유럽에서 다양한 형태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시설 투자가 될 수도, 지분 투자 형태가 될 수도, 조인트 벤처(JV) 설립을 통한 투자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무는 보안상 구체적 언급은 어렵다면서도 "확실한 부분은 현지 파트너들과 구체적인 투자를 위한 이야기들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투자 건들이 하나하나 마무리될 때마다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의 투자는 앞으로 3∼4년 동안 집중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며 그 이후부터 투자를 통한 실적이 매출·영업이익 등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전무는 "유럽과 중동의 수요가 급성장하면서 현지화 요구도 급증하고 있다"며 "이런 트렌드를 감안하면 계획보다 빠른 투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해외조선 분야 투자에 대해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조선소 지분 인수나 시설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함정 시장이 신조나 유지보수(MRO)나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미국이 한국 조선산업에 우호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서 이 시점의 투자가 적합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한 전무는 "시장이 급변할 뿐 아니라 급성장하기 때문에 투자가 기업가치 올리는 방법이라 생각한다'며 "투자가 빨리 일어나고 그 결과가 빨리 일어나면 그만큼의 주주환원을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2035년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한 전무는 "해외매출이 국내매출을 넘어가는 시점은 5년 정도 뒤로 생각한다"며 "10년 뒤 목표인 70조원의 매출 가운데 지상방산은 30조원, 나머지 분야는 40조원이 될 것으로 보이고 40조원 중 절반은 해양방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