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용기 영공 20㎞ 밖까지 접근…열흘간 8번 KADIZ 진입(종합)

연합뉴스 2025-03-21 00:00:01

여러 대 동시 진입은 닷새만…교신에도 응하지 않아 국방무관 초치해 항의

러시아 군용기,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PG)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김철선 기자 = 러시아 군용기 여러 대가 닷새 만에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재차 무단진입해 국방부가 주한러시아 국방무관인 니콜라이 마르첸코 공군 대령을 초치해 항의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0일 오전 7시께 러시아 군용기 여러 대가 동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했다가 이탈했으며 이 과정에서 영공 침범은 없었다.

군 당국은 러시아 군용기가 KADIZ에 진입하기 전부터 이를 식별했고,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 상황에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도 러시아 군용기 여러 대가 동해 KADIZ에 진입했다가 이탈한 바 있다.

당시엔 러시아 측이 우리 측과의 교신에서 훈련 목적이며 영공 침범 의사가 없다고 확인해 유선으로 항의하는데 그쳤지만, 이날은 우리의 교신에 응하지 않은데다 최근 KADIZ 진입도 빈번해 국방무관을 조치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 군용기들은 이날 울릉도 북방 대한민국 영공 외곽 약 20km까지 근접 비행했다. 이 정도로 영공에 근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러시아 군용기는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열흘간 8차례나 KADIZ를 무단 진입했다.

합참 관계자는 "러시아 군용기는 3월 들어 이례적인 빈도로 KADIZ에 진입하고 있다"며 "한 대가 잠시 KADIZ에 진입하는 경우 언론이 알리지 않지만, 지난 15일과 오늘처럼 여러 대가 동시에 진입하는 경우 언론이 공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에 초치당한 러시아 국방무관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러시아 군용기의 잦은 KADIZ 무단 진입과 영공 근접 비행 상황을 고려해 용산 국방부 청사로 초치된 마르첸코 러시아 국방무관에게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으로, 개별 국가의 주권 사항인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 안에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이나, 러시아는 한국이 설정한 카디즈가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에 대한 한국의 통제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