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옴진리교 사린테러 30년…유족 "사건 잊지 말아달라"

연합뉴스 2025-03-20 13:00:15

도쿄 지하철역서 희생자 추도…언론 "처참한 사건의 기억 전승해야"

옴진리교 사린테러 희생자 추도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신흥종교 단체인 옴진리교가 도쿄 지하철에서 저지른 사린가스 테러 발생 30년을 맞은 20일 사건 주요 장소인 가스미가세키역에서 희생자 추도 행사가 열렸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사린가스 테러로 남편을 잃은 다카하시 시즈에 씨는 이날 가스미가세키역에서 헌화한 뒤 "긴 30년이었다"며 "사건을 잊지 말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카노 히로마사 국토교통상도 헌화대를 찾았고, 가스미가세키역 역무원들은 사건 발생 시각에 맞춰 일제히 묵념했다.

옴진리교는 1995년 3월 20일 오전 8시께 가스미가세키역을 지나는 3개 지하철 노선 5개 차량에 맹독성 사린가스를 뿌려 세상을 경악하게 했다.

이 테러로 14명이 숨졌고 약 6천300명이 다쳤으며, 교주를 포함한 13명이 사형됐다.

옴진리교는 이후 해산했으나 '아레프'(알레프)와 '히카리노와' 등 후계 단체 3개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 단체 구성원은 약 1천6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범죄 사상 전례가 없는 무차별 테러에 휘말려 지금도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피해자가 많다"고 전했다.

다노지리 다케루 공안조사청 장관은 전날 "옴진리교 문제는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며 후속 단체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데 대해 위기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이날 사설 등을 통해 종교단체가 벌인 흉악범죄의 교훈을 되새기고 후대에 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사히신문은 "사건 당시는 거품(버블) 경제가 붕괴한 시대의 전환점이었다"며 근거 없는 음모론이 유포돼 극단적 주장이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 보급은 다양한 사상의 확산을 용이하게 했고, 독선적 생각에 접할 위험성이 오히려 커졌다"며 "처참한 사건의 기억을 다음 세대에 전승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신문도 고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린가스 테러 사건을 모르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경찰과 소방 당국, 병원 등의 공적 기록을 모아 사회에서 공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psh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