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재용 만나 '친기업' 메시지…중도층 공략 속도

연합뉴스 2025-03-20 13:00:02

'반재벌 이미지' 불식하며 조기대선 행보…지지층 동요 잠재울까

악수하는 이재명 대표와 이재용 회장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마주 앉아 기업의 성장을 강조하며 '친기업·우클릭' 행보에 다시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에 있는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에서 이 회장과 함께 현장 간담회를 열어 청년의 사회 진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이 회장에게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된다. 삼성이 잘 돼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도 잘 산다"며 "대기업의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조기 대선 정국을 겨냥한 중도·보수층 공략을 위해 연초부터 '회복과 성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경제 성장을 중시하는 행보를 이어왔으며, 이날 또다시 '친기업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달 20일 충남 아산에 있는 현대차 공장을 찾아서도 "기업의 성장은 경제 성장의 전부"라면서 전략 산업 분야에 대한 국내 생산 촉진 지원 세제 도입을 제안했다.

같은 달 5일엔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싱크탱크 수장을 국회로 초청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일선 기업인과 경제인들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보수 논객 정규재 씨와 대담에서도 최근 친기업·우클릭 행보가 '재벌 해체'를 주장한 과거 발언과 배치된다는 지적에 "재벌의 병폐가 더 커지지 않았고 많이 완화됐다. 지금은 국제 경쟁이 더 중요하다"며 "제 생각이 일부 변한 것도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이 노동계였던 데서 구축된 '반(反)대기업·반재벌' 이미지를 깨고 중도·보수층에 소구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악수하는 이재용-이재명

한편,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가운데 이 대표의 이같은 행보가 선고 지연에 따른 지지층의 불안감을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표가 전날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몸조심'을 경고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것도 헌재 선고가 늦어지는 데 따른 초조함 때문이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왔다.

이 대표가 이날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수장을 만나 조기 대선 행보의 연장선을 그린 만큼 지지층의 동요도 어느 정도 가라앉을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s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