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재벌 이미지' 불식하며 조기대선 행보…지지층 동요 잠재울까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마주 앉아 기업의 성장을 강조하며 '친기업·우클릭' 행보에 다시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에 있는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에서 이 회장과 함께 현장 간담회를 열어 청년의 사회 진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이 회장에게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된다. 삼성이 잘 돼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도 잘 산다"며 "대기업의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조기 대선 정국을 겨냥한 중도·보수층 공략을 위해 연초부터 '회복과 성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경제 성장을 중시하는 행보를 이어왔으며, 이날 또다시 '친기업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달 20일 충남 아산에 있는 현대차 공장을 찾아서도 "기업의 성장은 경제 성장의 전부"라면서 전략 산업 분야에 대한 국내 생산 촉진 지원 세제 도입을 제안했다.
같은 달 5일엔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싱크탱크 수장을 국회로 초청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일선 기업인과 경제인들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보수 논객 정규재 씨와 대담에서도 최근 친기업·우클릭 행보가 '재벌 해체'를 주장한 과거 발언과 배치된다는 지적에 "재벌의 병폐가 더 커지지 않았고 많이 완화됐다. 지금은 국제 경쟁이 더 중요하다"며 "제 생각이 일부 변한 것도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이 노동계였던 데서 구축된 '반(反)대기업·반재벌' 이미지를 깨고 중도·보수층에 소구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한편,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가운데 이 대표의 이같은 행보가 선고 지연에 따른 지지층의 불안감을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표가 전날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몸조심'을 경고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것도 헌재 선고가 늦어지는 데 따른 초조함 때문이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왔다.
이 대표가 이날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수장을 만나 조기 대선 행보의 연장선을 그린 만큼 지지층의 동요도 어느 정도 가라앉을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s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