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청주박물관, 청동 거울 등 321점 모은 '거울, 시대를 비추다' 展
(청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청동기시대부터 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거울을 통해 옛사람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청주박물관은 7월 20일까지 고대 거울 유물을 조명한 특별전 '거울, 시대를 비추다'를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국립나주박물관에서 열린 전시를 재구성한 자리다.
신과 소통한다고 여긴 샤먼이 가졌던 거울부터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오랜 기간 수집한 거울까지 총 321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박물관은 "청동 거울에만 주목했던 시각에서 벗어나 거울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방식으로 선택됐는지 주목했다"며 "고대 거울의 백화점 같은 전시"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제작, 상징, 교류 3가지 주제로 거울의 의미와 기능을 풀어낸다.
구리와 주석을 녹인 뒤 거푸집에 부어 거울을 만드는 기술부터 흙이나 돌로 만든 거울을 신에게 바치며 정성을 표현했던 흔적 등이 공개된다.
기하학적인 문양을 정교하게 새기고 고리 모양의 꼭지가 달린 국보 '화순 대곡리 청동기 일괄'의 청동 거울, 파경(破鏡)이라 불리는 깨진 거울 조각 등을 볼 수 있다.
과거 권력의 상징이었던 거울의 면면도 살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충남 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청동거울이다. '의자손수대경'으로 불리는 거울은 무덤 방에 있던 왕의 머리 받침 부근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괄호 모양 무늬인 연호문(連弧紋)이 돋보이는 전남 고흥 길두리 안동 무덤 출토 거울, 경남 김해 양동리 162호 무덤 출토 거울이 전시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거울은 허락된 이들만 가진 귀한 것이었다"며 "주로 왕이나 샤먼 등이 소유했는데 샤먼은 이를 옷에 걸고 방울을 흔들며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고 설명했다.
쇠로 만든 거울, 철경(鐵鏡)은 눈여겨볼 만하다.
일제강점기였던 1924년 평남 용강군의 칠실총에서 찾은 고구려 유물인 철경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 관람객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건희 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다양한 종류의 거울도 관람객의 시선을 끌 만하다.
박물관 관계자는 "거울을 바라본다는 것은 곧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라며 "다양한 시대와 지역의 거울을 통해 옛사람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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