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과 모든 대화 끊겨…등기임원 선임 위한 임시주총 소집 청구"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태광산업[003240] 2대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20일 태광산업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를 촉구했다.
태광산업 지분 6.09%를 소유한 트러스톤운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공개주주서한을 통해 이 전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줄 것을 태광산업에 정식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성원 트러스톤 ESG운용부문 대표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소수주주의 추천을 받아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이후 회사 경영진과 함께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최근 태광 측과 모든 대화가 중단됐다"며 "태광산업의 경영정상화와 주식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최대주주이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 전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정식 복귀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태광산업은 지난달 말 성회용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고 성회용·오용근 공동대표이사 체제에서 오용근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 시점 이후로 회사 측과 대화가 끊겼다는 게 트러스톤의 설명이다.
또한 SK브로드밴드 지분 매각으로 9천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예정이지만 회사 측은 매각 대금을 활용한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고 트러스톤은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주총 이후 태광산업 경영진, 이사회와 함께 고질적인 주가 저평가 해소와 사업재편을 위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중장기 배당 정책 수립, 임원 보수와 주주가치 연동 등 다양한 방안을 함께 논의해왔다"며 "SK브로드밴드 매각 대금을 활용한 주주 환원 방안은 이사회 의사록을 통해 공시될 정도로 공식적으로 논의됐으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법률 검토까지 완료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0.16배, 비영업용 자산 비중 40%, 자사주 비율 25% 등 극도의 주가 저평가와 비효율적인 자산 운용 방식을 해결하려면 실질적인 최대주주이자 회사의 핵심 이해관계자인 이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해야 한다는 게 트러스톤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최근 태광산업은 섬유 화학 등 주력사업의 부진으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신성장 동력 발굴 등 회사 미래 비전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 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새로운 비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최대주주의 책임 경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회장은 현재 태광산업의 경영고문으로 재직하면서 회사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는 현재 상태보다는 차라리 이사회 정식멤버로 참여해서 투명하게 책임경영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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