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 곳간 채운 SK하이닉스…지난해 6조 넘게 갚았다

연합뉴스 2025-03-20 11:00:08

차입금 규모 1년새 6조7천억 줄여…미국 매출 비중 60% 돌파

HBM 등 미국 빅테크발 사업 영향…연구개발비 투자 '역대 최대'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폭발적 실적 성장에 힘입어 6조원이 넘는 차입금을 상환하며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아울러 미국 빅테크를 상대로 사업이 호황을 이루면서 1년새 미국 지역 매출은 약 2.8배 증가했고, 지역별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60%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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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22조6천837억원으로 전년(29조4천686억원)과 비교해 차입금 규모는 23%(6조7천억원)가량 줄었다.

최근 3년간(2021년∼2023년)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매년 5조원에서 6조원 넘게 늘어났었는데, 지난해에는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반전을 일으켰다. 1년 동안 7조원에 가까운 돈을 상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크게 늘었다.

2023년 8조9천209억원이었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14조1천563억원으로 58.7% 증가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수요 성장으로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금성 자산이 증가하고 차입금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곳간은 채우고 빌린 자금은 빠르게 갚아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66조1천930억원, 영업이익 23조4천673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특히 작년 4분기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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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엔비디아, AMD, 구글, 메타 등 주요 빅테크들이 몰려있는 미국에서 호실적을 낸 덕분이다.

특히 2023∼2024년 반도체 업황이 하락기에서 상승기로 전환한 것과 HBM,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DDR5 등 빅테크발 AI 메모리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SK하이닉스가 이달 초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미국 판매법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작년 한 해 매출 33조4천859억원, 순이익 1천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12조5천419억원)과 비교하면 약 2.6배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 매출로 놓고 봐도 미국 사업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미국 판매법인을 포함한 미국(미국 고객)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41조9천611억원으로, 작년 전체 매출(약 66조원)에서 63.4%에 달하는 수치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이 39∼53%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중국 사업 또한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5조원 이상의 매출 상승을 이뤘으나 같은 기간 미국은 26조5천억원을 웃도는 매출 상승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중국에서 SK하이닉스는 LPDDR, 낸드와 같은 모바일용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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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 확보와 재무 건전성 개선에도 미래 투자는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4조9천544억원으로 전년 대비 8천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시설투자비 역시 크게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시설투자비로 17조9천560억원을 집행했는데, 이는 전년(6조5천910억원)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는 HBM의 지속적인 수요 확대가 전망됨에 따라 회사가 캐파(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투자를 늘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사는 HBM 수요 대응과 인프라 투자 등을 중심으로 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며 "이에 따라 청주 M15X,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 투자가 반영돼 시설투자(캐펙스·CAPEX) 투자가 지난해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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