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끊긴 美관영매체 자유유럽방송, 트럼프 정부 상대 소송

연합뉴스 2025-03-19 20:00:05

"연방 지출은 의회 권한…정부는 법 따라야"

자유유럽방송 체코 프라하 본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지원이 끊긴 미 관영매체 자유유럽방송/자유방송(RFE/RL·이하 RFE)이 관리·감독 기관인 글로벌미디어국(USAGM)과 간부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RFE는 이날 미 정부의 지원금 종료 시도를 막아달라며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번 소송은 USAGM과 빅터 모랄레스 USAGM 최고경영자(CEO) 대행, 캐리 레이크 특별 고문을 상대로 한다.

RFE는 소장에서 연방 지출에 대한 권한은 의회가 독점적으로 갖는다며, USAGM이 의회가 책정한 자금 집행을 거부하는 것은 연방법과 미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 자금 지출 및 보조금 지급 여부는 법에 정해져 있으므로 USAGM이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며, USAGM이 법을 따르도록 강제하기 위한 긴급 구제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FE의 CEO 스티븐 카푸스는 "지금은 미국 적국의 선전과 검열에 영역을 양보할 때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법은 우리 편이고, 전세계의 독재자들이 우리의 죽음을 축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체코 프라하에 본부를 둔 RFE는 냉전 시대에 소련의 공산주의 체제 선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지원으로 설립됐다. 이후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이란 등에 서방의 목소리를 전하는 데 집중해왔다.

USAGM은 전세계에 자유와 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한다는 목적으로 산하에 RFE를 비롯해 미국의소리(VOA),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6개 매체와 단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 매체는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USAGM의 기능과 인력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포함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튿날 USAGM은 산하 매체인 RFE와 VOA, RFA의 글로벌 뉴스 운영에 들어가는 지원금을 즉시 끊겠다고 통보했다.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