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커, 엔비디아 차세대 칩 '토르' 기반 SUV 내달 첫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중국 전기차업체 지커(Zeekr)와 샤오펑(Xpeng)이 레벨3 자율주행 신차를 하반기부터 출시한다고 밝히는 등 중국 전기차 기술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19일 중국 계면신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커는 전날 본사가 있는 항저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첫 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9X'를 내달 열리는 상하이 오토쇼에서 공개하고 하반기부터 고객에게 인도한다고 밝혔다.
지커는 9X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자율주행 차량용 칩인 '토르'(Thor) 2개를 활용한 컨트롤러를 탑재할 예정으로 컴퓨팅 파워는 1천400 TOPS(1초당 1조번의 연산 능력)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지커 등이 판매 중인 차량에 탑재된 엔비디아의 '오린'(Orin) 듀얼 칩 컨트롤러의 컴퓨팅 파워(508 TOPS)와 비교하면 175% 향상되는 것이다.
안충후이 지커 최고경영자(CEO)는 기자들과 만나 9X에는 라이다(LiDAR)도 5개 장착할 예정으로 제조원가가 대폭 상승하겠지만 레벨3 안전 규정을 위해서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중국 법률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업체는 레벨3 시스템 오류에 따른 교통사고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하며 운전자도 지속해 주의를 기울이고 차량을 제어해야 한다.
자율주행은 레벨5까지 구분되며 레벨3은 스스로 추월하거나 장애물을 회피해 운전자가 자율주행 모드의 해제가 예상되는 경우에만 개입하는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다.
지커는 전날 발표회에서 최고 시속 130㎞로 주행하는 환경에서 도로에 너비 40㎝, 높이 60㎝ 이상인 장애물을 식별하고 자동으로 연속 회피하는 기능을 시연한 영상도 소개했다.
또한 인터넷과 GPS 신호가 없는 지하 주차장에서도 운전자 개입 없이 주위 공간을 인식해 주행하고 빈 곳을 찾아 주차하는 기능 등을 선보였다.
샤오펑도 전날 실적 설명회에서 올해 하반기에 레벨3 수준의 소프트웨어 능력을 갖추고 내년에는 레벨4에 준하는 기술이 적용된 신차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지 언론에 따르면 광저우자동차그룹(GAC)도 전날 올해는 레벨3 수준의 신차 판매를 시작하면서 레벨4 모델 개발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 BYD의 왕촨푸 회장은 지난 2월 10일 선전에서 발표회를 열고 전 차종에 자율주행 시스템 '신의눈'(天神之眼)을 탑재해 '전 국민 자율주행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BYD는 레벨2 수준인 '신의눈'을 가격 10만 위안(약 2천만원) 이상 차량에 기본으로 탑재한다.
BYD는 지난 17일에도 선전 본사에서 발표회를 열고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슈퍼 e-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왕촨푸 회장은 세계 최초로 양산 승용차에 1천V 고전압과 1천kW 충전 전력을 제공한다며 "BYD의 목표는 전기차의 충전 시간을 내연기관 자동차의 주유 시간만큼 최대한 짧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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