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90억 '황금변기' 녹여 판 도둑들 단죄…"변기사용 경험? 인상적"

연합뉴스 2025-03-19 18:00:09

(서울=연합뉴스) 깜깜한 새벽, 한 거대한 궁전에 차량이 멈춰 서더니 마스크를 쓴 남성들이 망치를 들고 들어갑니다.

잠시 후 궁전에서 나온 남성들의 손에는 475만 파운드, 우리 돈 90억 원 상당의 '황금 변기'가 들려있습니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생가에서 98kg짜리 황금 변기를 훔쳐 팔아 치운 일당이 범행 5년여 만에 법의 단죄를 받게 됐습니다.

영국 옥스퍼드 형사법원 배심원단은 18일(현지시간) 마이클 존스(39)와 프레데릭 도(36)에 대해 '황금 변기' 절도에 공모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처칠 생가인 블레넘궁의 창문을 부수고 들어가 황금 변기를 뜯어내 훔친 차량에 싣고 도주했는데 대형 망치와 쇠 지렛대 등이 동원된 범행에 걸린 시간은 단 5분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범행 전날 현장을 방문해 황금 변기를 직접 사용하기도 한 존스는 '당시 경험을 묻자' "아주 인상적(Splendid)"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황금 변기'는 이탈리아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대표작으로 18K 황금 98㎏을 사용했습니다.

사라진 황금 변기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검찰은 이들이 황금 변기를 조각내 녹인 후 보석상들에게 팔아 현금화했다면서 "비록 도난당한 금이 전혀 회수되지는 못했지만, 이번 기소로 더 광범위한 범죄와 자금 세탁 네트워크를 와해하는 데 일조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작: 진혜숙·변혜정

영상: 로이터·AFP

je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