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中우회수출 통제 추진에 국내 업계 "영향 제한적"

연합뉴스 2025-03-19 17:00:04

상무장관 "무역협정에 우회수출 통제 포함"…미중 갈등 심화 부담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미국이 향후 각국과의 무역 협정에 대중 반도체 우회수출 통제를 포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자 국내 반도체 업계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미중 갈등 심화 등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K-반도체(CG)

19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 콘퍼런스에서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기업과 외국 정부에 도움을 구하려 한다"며 반도체 우회 수출 통제를 무역협정에 포함하는 것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산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미국산 반도체를 부적절하게 활용했다는 주장도 거듭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앞서 지난 1월 상원 인사청문회에서도 "중국은 엔비디아 반도체를 엄청나게 샀고 (수출통제를) 우회할 방법을 찾았다. 엔비디아 반도체가 딥시크의 모델을 구동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내 반도체 업계는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미 미국 정부는 미국산 반도체가 외국 기업이나 정부를 통해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2022년 10월 대대적인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도체 생산기업 판매가 전격 금지됐고, AI와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칩에 대한 대중국 수출도 제한됐다.

국내 기업들도 이에 맞춰 대중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실제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 이후에 맺을 무역협정 내용을 지켜봐야겠지만, 이미 우회 수출 방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관세 부과와 미중 갈등 심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저사양 AI칩 등 레거시(범용) 칩과 장비에 대해 수출 통제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현재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유예받은 상태지만 상황에 따라 이 같은 유예 조치가 연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각종 규제가 더해지면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