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구 너비·회전 반경 등 문제 지적…"'짓기만 하면 된다'식 졸속행정"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호남 대표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인 광주 양동시장에 112억원을 들여 공영주차장이 준공됐지만 3개월이 넘도록 개장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출입구가 협소하고, 층간 경사로 철제 기둥이 차량 통행을 방해한다는 지적에 보수공사까지 검토돼 졸속 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9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양동 전통시장 연합 공영주차장은 지난해 12월 13일 준공됐다.
첫 삽을 뜬지 1년 2개월 만으로, 대지면적 1천474㎡에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져 총 148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다.
공영주차장은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주차환경개선사업 공모에 선정돼 건립됐다.
사업비는 부지 매입비 44억원을 포함해 총 112억원으로 국비(56억8천만원), 시비(25억4천만원), 구비(29억8천만원)가 고루 투입됐다.
1천여개 점포가 몰린 양동시장 주차난을 덜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준공 이후 시범 운영 기간 불편 민원이 쏟아졌다.
차량 차단·통제 시설이 외곽이 아니라 출입구 중간에 설치된 탓에 대형 차량 진출입이 어렵다는 불만이 나왔다.
출입구 너비는 6.35m로 기준(5.5m)을 총족하기는 하지만, 폭이 협소해 소형차의 진출입도 쉽지 않았다.
시범 운영 동안 출입구에서는 차량 정체가 잇따랐다.
위아래 층을 잇는 경사로 회전 반경 안에는 철제 기둥이 세워져 있어 원활한 통행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거액이 투입된 공영주차장이 공식 개장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에 비판도 커졌다.
김태진 서구의원은 "주민과 상인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인 만큼 설계 단계부터 문제 발생 여지가 있는지 점검했어야 한다"며 "나라에서 예산을 지원해주니, 짓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전형적인 졸속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서구는 불편 해소 방안을 마련해 다음 달 개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구 관계자는 "출입구 차단 시설의 위치를 다른 곳으로 옮겨 너비를 넓히겠다"며 "좁은 회전반경으로 인한 문제는 우회전이 아니라 좌회전할 수 있도록 주차 유도선을 덧칠해 회전 공간을 임시로 확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주차장을 철거하고 다시 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주차장의 주차면 배치를 변경하는 등의 장기적인 대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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