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세계선수권서 '최강' 캐나다 팀 호먼에 11-7 완승
"은지 언니 목이 가버렸네요…그만큼 내가 더 소리 지를 것"
(의정부=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에 완승을 거둔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은 전설적인 스킵 레이철 호먼에게 기죽지 않은 게 승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경기도청의 김민지는 19일 경기도 의정부빙상장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5일차 예선 7차전에서 스킵 호먼이 이끄는 캐나다에 완승을 거둔 뒤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팀 호먼에 엄청 일방적으로 지지는 않았다"며 "비슷하게 가다 보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2022년 김민지가 합류한 이후 현재의 완전체가 된 경기도청(스킵 김은지, 서드 김민지, 세컨드 김수지, 리드 설예은, 핍스 설예지)은 그간 팀 호먼에 2승 8패로 크게 밀렸다.
최근 3연패를 당하다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약 1년 만에 팀 호먼을 상대로 다시 승리를 챙겼다.
호먼은 여자 컬링계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전설적인 스킵이다.
세계 팀 랭킹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팀 호먼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팀으로,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김민지는 약 15년 전 컬링에 입문하면서 호먼을 롤 모델로 여겼다.
김민지는 "당시 제니퍼 존스(캐나다)와 호먼을 알면서 본격적으로 컬링을 시작하게 됐고, 두 선수를 롤 모델로 삼고 컬링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이젠 나도 오래 하다 보니 호먼과 붙었을 때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진 않지만, 그래도 진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며 웃었다.
호먼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굉장히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샷으로 한국의 스톤을 위협했다.
"위협적인 샷도 그렇고, 일단 테이크 아웃을 워낙 잘하는 선수"라고 호먼을 소개한 김민지는 "우리가 아무리 어렵게 스톤을 갖다 놔도 두려움 없이 다 때리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국은 3-3으로 맞선 6엔드에서 3점을 획득하며 분위기를 가져왔으나, 8-4로 앞서던 9엔드에서 3점을 내줘 1점 차로 추격당했다.
김민지는 "어차피 3점을 줘도 우리가 1점을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엔드 후공으로 가는 상황이었다"며 "그 상황에 기죽지 않았다. 3점은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엔드에 좀 더 집중력을 끌어모았다"고 돌아봤다.
경기도청은 캐나다와의 경기가 끝나고 불과 2시간 뒤 덴마크(스킵 매들린 듀폰트)와 예선 8차전을 치러야 한다.
예선 라운드로빈에서만 12경기를 소화하고, 이후 6강 플레이오프(PO)와 준결승, 결승까지 생각하면 아직 일정이 절반이나 남았다.
체력 관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김민지는 "피로가 덜 쌓이도록 잘 먹고 잘 자려고 한다"며 "트레이너, 스태프도 도와주시기 때문에 우리는 최대한 편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킵 김은지의 목 상태엔 이미 이상이 생겼다.
김민지는 "은지 언니 목소리가 벌써 가버렸다. 아무래도 게임이 많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언니가 목에 좋은 캔디 등을 챙겨 먹고 있긴 한데, 남은 경기에서는 내가 좀 더 크게 소리를 질러야겠다"며 팀워크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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