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경찰, 창원진보연합 사무실 몰래 촬영하다 적발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경남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번지면서 지역 진보 단체가 엄중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진보연합과 창원진보연합은 19일 오전 경남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진보연합을 사찰한 경남경찰은 즉시 사과하고 해당 경찰관을 엄중 처벌하라"고 밝혔다.
창원진보연합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10분께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에 있는 창원진보연합 사무실 주변에서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휴대전화로 사무실 내부를 몰래 촬영하는 듯한 모습을 사무실 직원이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해 해당 남성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휴대전화에 관련 사진이 없는 점 등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해 귀가 조처했다.
하지만 이후 해당 남성이 경남경찰청 소속 경찰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민간인 사찰' 논란으로 번졌다.
창원진보연합 이영곤 상임대표는 "사건 이후 사무실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보니 한 남성이 도둑 촬영을 하고 있었고 수소문한 결과 이번 사건 전날에도 경찰이라고 하면서 누가 우리 사무실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사찰 행위를 사과하지 않고 경찰이 독재 시절 하수인으로 되돌아간다면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윤석열 내란 정국이 여전히 한창인 지금 경찰이 창원진보연합 사무실을 염탐하고 촬영한 후 도주하려 한 것은 매일 윤석열 파면 집회를 주도하는 단체를 사찰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경찰은 이번 의혹을 명백히 수사하고 공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최 측이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경남경찰청 정문 앞까지 이동하려는 것을 경찰이 막아서면서 한동안 대치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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