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계 침체 속 판매 감소…토지가격·감가상각도 악영향"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주요 부동산업체들이 지난해 전반적으로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19일 전했다.
중국 경제데이터 분석업체 윈드(Wind) 자료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중국 A주(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 상장 부동산업체 가운데 총 90곳이 작년 실적 예고를 공개했는데, 이 가운데 69곳(77%)이 손실을 발표했다. 예고된 손실 총액은 3천700억위안(약 74조원)을 넘는다.
중국 3대 부동산업체 수낙차이나(融創)는 17일 지난해 손실이 255억∼260억위안(약 5조1천억∼5조2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공지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손실 폭이 3배 넘게 뛴 셈이다.
수낙차이나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281억6천만위안(약 5조7천억원), 395억5천만위안(약 7조9천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런데 2021년 하반기부터 중국 부동산업계 전반이 침체하면서 수낙차이나도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그해 382억7천만위안(약 7조7천억원) 순손실을 시작으로 2022년 276억7천만위안(약 5조6천억원), 2023년 79억7천만위안(약 1조6천억원) 손실을 이어갔다.
수낙차이나는 작년 손실의 주된 요인이 시장 침체로 매출이 크게 줄어든 데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순손실이 한 해 사이에 많이 늘어난 것은 2023년에 기록한 해외 부채를 구조조정한 것이 반영됐다며, 이를 빼고 생각하면 2024년 한 해 순손실은 전년에 비해 줄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를 보면 수낙차이나 외에도 예상 손실액이 100억위안(약 2조원)을 넘는 업체는 더 있다.
위저우그룹은 지난해 106억∼121억위안(약 2조1천억∼2조4천억원)을, 완커(Vanke)는 450억위안(약 9조원), 진룽제는 90억∼120억위안(약 1조8천억∼2조4천억원), ST진커는 205억∼285억위안(약 4조1천억∼5조7천억원), 그린랜드는 110억∼130억위안(약 2조2천억∼2조6천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신은 시장 침체가 판매 상황과 이익률의 예상치 하회에 영향을 줬다고 짚었다.
중국 공식 통계상 부동산시장이 아직 살아있던 2021년의 상업용 부동산 판매 면적은 17억9천400만㎡, 판매액은 18조1천900억위안(약 3천600조5천억원)으로 '쌍18'(면적 18억㎡와 판매액 18조위안)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는 이후 3년 동안 '쌍13', '쌍11', '쌍9'로 계속 축소됐다.
부동산업체가 토지를 취득한 뒤 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데까지 시차가 존재하는 점도 이익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작년 완공된 주택 가운데 상당수는 토지 가격이 높은 수준이던 2022년 이전에 부지를 확보한 곳이었다고 차이신은 설명했다.
아울러 시장 침체와 공실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감가상각 역시 업체들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손실을 발표한 69개 업체 중 50곳 이상이 자산 감가상각에 따른 충당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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