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평가…"일·가정 양립 지원 높고, 지역사회 기여 낮아"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우리나라 기업의 인구 위기 대응 수준이 100점 만점에 52.2점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점수가 가장 높은 기업은 KB국민카드로 80.8점이었다.
비영리 민간 인구정책 연구기관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19일 이런 내용의 '2025 인구경영 우수기업 기초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대상은 올해 1월 기준으로 제3자의 검증이 완료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 중 자산규모 상위 300개 기업이었다.
연구원은 ▲ 일·가정 양립 지원 ▲ 출산·양육 지원 ▲ 출산 장려 기업문화 조성 ▲ 지역사회 기여 등 4가지 영역의 17개 평가지표를 활용해 이들 기업의 인구 위기 대응 수준을 1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전체 평균 점수는 연구원의 전년도 평가 결과보다 2.1점 상승했다.
일·가정 양립 지원(탄력근무·자기계발·건강지원제도 등) 영역 점수가 73.3점으로 가장 높았다. 출산 장려 기업문화 조성(임신부 차별금지 등)은 52.9점이었다.
여성 임직원 출산휴가·임산부 근로보호·육아휴직 제도 등의 지표가 포함된 출산·양육 지원 영역은 46.7점에 그쳤다.
지역사회 기여(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지방채용 할당제 등) 영역은 38.7점으로 가장 낮았다.
세부항목 중 임신부 차별 금지 정책 지표는 21.3점 올랐고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 운영은 6.5점 떨어졌다.
전체 기업 중 남성 임직원 의무 육아휴직 제도를 운영하는 곳은 전체의 4%가량인 12곳에 불과했다. 연구원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육아 책임이 여성에게 편중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개별 기업 평가 최고점은 80.8점, 최저점은 8.7점으로 격차가 컸다. 최고점을 받은 1등은 KB국민카드였다.
이어 KB국민은행(79.8점), 롯데정밀화학·롯데케미칼·삼성생명(76.9점), KB금융·삼성SDI·삼성에스디에스·삼성전기·삼성전자·케이티앤지(75.0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은 특히 일·가정 양립 지원, 출산·양육 지원 항목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위권 기업은 산업명으로만 공개됐으며 최하위에는 전기·가스·중기 및 공기 조절 공급업이 다수 분포했다.
산업별로 보면 정보통신업(60.5점), 도매 및 소매업(58.3점), 전자 기계 및 장비 제조업(58.1점)의 평균 점수가 높았다.
건설 및 부동산업(46.4점)처럼 여성 임직원 비율이 낮거나 증권 및 기타 금융 서비스업(50.0점)과 같이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산업은 점수가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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