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이전 계획에…주변 상인들 "매출 타격 커" 반발

연합뉴스 2025-03-19 10:00:04

"코로나19, 전공의 사태까지 버텼는데…" 침울한 분위기

중구의회 "병원 이전시 상권 몰락, 보존이 우선" 결의안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대구시청도 이전한다는데 경북대병원까지 나가면 매출 타격이 큽니다."

18일 오후, 대구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 인근 한 음식점.

사장 A씨는 "주 손님이 병원 직원과 환자들"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구시가 지난 4일 군위군 이전이 예정된 수성구 제2작전사령부 터에 경북대병원과 의대·치대 등을 옮기는 '의료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밝히자 중구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경북대병원 인근 상권

A씨는 "장사가 점점 더 안되는 데 병원이나 학교가 이전하면 결정타를 맞는 셈"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경북대병원 주변 음식점과 카페에는 병원 출입증을 목에 건 병원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상인들은 주 고객층이 사라지면 영업 손실이 클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다른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경북대병원이 이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며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메뉴 특성상 환자들이 주 고객이고 점심시간 외에도 배달 주문은 저녁 전까지 계속 있다"며 "의료진, 환자, 보호자가 없어지면 영업상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김경희 한국외식업중앙회 중구지부 감사는 "상인들이 침울해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때 힘들었고, 전공의들이 나가서 또 힘들었는데 병원 이전 소식까지 들려서 다들 굉장히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그는 경북대병원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김 감사는 "병원을 보고 이 일대에서 장사를 시작한 경우가 많다"며 "병원 이전이 가시화되면 단체로 집회를 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병원 일대

중구의회는 지난 12일 '경북대병원 이전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중구의회는 "동산병원 이전과 칠곡경대병원 분원 설립으로 두차례 중구 상권이 붕괴했다"며 "시청 동인청사와 경북대병원이 이전하면 중구 상권은 몰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전 후 남겨질 터 활용 방안도 부재하다"며 "경북대병원은 사적 제443호로 지정돼 있다. 보존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중구의회는 또 중구가 경북대병원 의료박물관과 대구형무소역사관 등을 연계한 골목 투어를 운영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구 중구의회 '경북대병원 이전 반대'

한편 경북대병원은 대구시 계획과 별개로 병원 이전이 타당한지 등을 살펴보는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병원 관계자는 "용역 결과는 이달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구 관계자는 "아직 병원 이전 유무가 결정되지 않아서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경북대병원 연구용역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볼 것"이라고 밝혔다.

psjp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