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역 개통 맞춰 역세권 중심의 '소형 신도시' 추진
트램 건설, 예산 확보 등 사업 추진과정서 과제도 산적
(속초=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준비된 9분 콤팩트시티 속초'
강원 속초시는 지난해 9월 지역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콤팩트시티'를 발표했다.
속초시는 강원특별자치도에서 가장 면적이 작은 지자체다.
특히 전체 면적이 105㎢ 중에서도 63%가 넘는 67㎢가 설악산 국립공원 구역으로 지정돼 실제 도시 면적은 38㎢에 불과하다.
속초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착안, 시민들이 권역별 주요 생활 편의시설에 9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시 규모를 집약시키기로 했다.
◇ 일본 도야마시 방문한 속초시…"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 위해 콤팩트하게 도시 설계"
콤팩트시티 전략은 4C 전략을 기본으로 한다.
Small Compact city(초미니의 강한 도시), Connected city(사람과 공간을 잇는 연결도시), Community based(커뮤니티 기반의 콤팩트한 마을생활권), Carbon-neutral city(콤팩트한 도시 생활로 완성하는 친환경 도시)가 주요 골자다.
지난해 9월에는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가 후원하는 '2024 콤팩트시티 대상'에 응모해 종합 1위에 해당하는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달 초에는 이병선 시장과 실무진이 일본 도야마시를 방문, 콤팩트시티 전략을 학습했다.
도야마시는 2000년대 중반부터 콤팩트시티와 유사한 '압축도시' 전략을 추진,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 등을 해결했다.
후지이 히로히사 도야마시장은 시 방문단에게 "미래 시민까지도 책임질 수 있는 종합적인, 그리고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를 위해 콤팩트하게 도시 구조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 속초역 부활과 함께 조성될 역세권에 '소형 신도시' 건설
속초시는 속초역의 부활과 함께 콤팩트시티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
1937년 문을 연 속초역은 노선 폐지와 이용객 감소 등으로 1978년 철거됐다.
이후 춘천∼속초 동서 고속화 철도와 강릉∼제진 동해선 개통을 앞두고 2027년 노학동 일원에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설악산을 병풍 삼아 지어질 KTX 속초역은 속초 시내와 청초호 등 도심 주요 시설에 차량으로 5분 이내로 갈 수 있다.
속초역 개통과 함께 자연스레 조성될 역세권을 활용해 주거, 상업, 복지 등 주요 시설을 집약시킨다.
이곳은 '소형 신도시'란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시에서도 의욕적으로 도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시는 이 일대에 5천100억원의 예산을 투입, 복합환승센터와 관광 특화단지 등의 부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11일 속초시와 경기도 가평군의 접경지역 추가 지정을 골자로 하는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식 공포되면서 속초시는 연간 150억원 이상 추가 재정 지원을 받게 돼 각종 사업 추진을 탄력받고 있다.
권금선 도시개발과장은 "속초시청 개청 이래 철도 개통과 더불어 지역 최대 현안 사업인 역세권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며 "민간 투지 유치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 콤팩트시티 핵심 역할 트램, 실제 개통까지는 빨라야 10년…예산 확보도 과제
속초역과 속초 시내를 오가는 트램(노면 전차)은 콤팩트시티 전략의 핵심 역할을 할 예정이다.
트램은 도로 위를 달리는 노면 전차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위례신도시와 울산광역시, 대전광역시 등에서 활용 중이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는 많이 남아있다.
시는 속초역을 중심으로 장사항, 설악산, 대포항 등을 오가는 3개 노선을 용역사와 검토하고 있다.
이번 용역을 통해 연내 노선을 최종 확정 지을 예정이다.
이후 강원도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해야만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구축 계획 반영에 반영되더라도 예비타당성 통과와 국토 국토부 사업계획 승인 등도 거쳐야 한다.
또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된다 해도 개통까지는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선별로 2천500억원가량의 사업비도 투입될 것으로 보여 재원 확보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돼 최대 60%가량 국비를 받더라도, 시와 강원도는 1천억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속초역과 역세권 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트램이 도입되면, 외지 방문객들의 차량 이용이 줄어들고 도로 혼잡 및 만성적인 주차난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 트램은 승차 노면하고 차량하고 높이가 같아 노약자들이 손쉽게 탈 수 있고, 소음하고 비산먼지 발생 등이 상대적으로 적어 친환경적이다.
도시 개발 과정에서 자동차 보급 확대 등으로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도심 내 이동 수단이다.
시가 트램 개발에 의욕적인 이유다.
심인철 역세권 개발팀장은 "속초지역에 가장 최적화된 노선을 선정해 국비 확보가 가능하도록 강원도 도시철도 구축계획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르면 2035년께 시민과 관광객들이 트램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