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자 부르타의 신작 '아벤'…"사람과 사람을 잇는 무대"

연합뉴스 2025-03-19 09:00:04

"관객과 무용수가 한데 어우러져 공연…천국에 오르는 해방감 느낄 것"

"코로나 털고 '불금' 즐기기를"…6월22일까지 성수문화예술마당서 공연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 공연 모습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코로나 팬데믹 때 끊어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을 다시 잇는 공연을 하고 싶어요.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가장 행복할 수 있잖아요."

아르헨티나의 세계적인 무용단 푸에르자 부르타의 신작 '2025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AVEN) 인 서울'(이하 아벤)이 서울 성동구 성수문화예술마당 FB씨어터에서 아시아 최초 공연을 시작했다.

2023년 11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푸에르자 부르타가 새로 들고 온 작품인 아벤은 무대와 객석을 나누는 경계를 완전히 허물고 관객에게 새로운 차원의 몰입감을 선사하는 공연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소통의 단절을 겪은 전 세계 관객들에게 함께 하는 즐거움을 다시 각인시키기 위해 기획했다고 한다.

첫 공연을 앞두고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푸에르자 부르타의 파비오 에드가르도 다퀼라 총괄 코디네이터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 기획한 '쇼'"라고 아벤을 소개했다.

파비오 에다르도 다퀼라 총괄 코디네이터

2013년 첫 내한공연 이후 여섯번째 한국을 찾은 푸에르자 부르타는 이번 공연에서 관객과 무용수가 한데 어우러져서 공연을 완성하는 이머시브(Immersive.몰입)형 공연을 선보인다. 14명의 무용수가 공연장 전체를 무대 삼아 관객과 소통하면서 역동적인 춤사위를 선사한다. 관객도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무용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공연의 한 부분을 담당하게 된다.

다퀼라는 "관객이 무용수는 물론 무대 장치와도 통합되면서 단순한 쇼 관람이 아니라 같이 호응하고 참여하는 경험을 얻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 블루'를 겪은 관객들이 다시 인간성을 찾는 모습을 공연에 투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공연명을 '아벤'이라고 지은 것도 푸에르자 부르타의 이런 공연 철학을 반영하려는 의도였다. '천국'을 뜻하는 '헤븐'(Heaven)과 '모험'을 뜻하는 '어드벤쳐'(Adventure)를 결합해 만든 단어라고 한다.

다퀼라는 "관객이 공연장에 들어서면 '매직박스'라고 불리는 커다란 무대를 만나게 된다"며 "바로 이곳에서 천국에 오른 것 같은 엄청난 해방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에고 이그나시오 페르난데스 마요라 무대 감독

관객이 무용수들과 함께 폭포를 통과하고, 공중을 가로지르며, 거대한 고래 내부를 탐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무대를 구성한 점도 눈길을 끈다. 무용수들은 관객 머리 위를 날아다니다가, 갑자기 객석에 나타나 관객들 사이에서 춤을 춘다. 관객은 무용수들이 이끄는 대로 춤을 추면서 함께 공연을 즐기면 된다.

무대 감독인 디에고 이그나시오 페르난데스 마요라는 "관객이 마음을 열고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무대를 꾸몄다"면서 "한국인들이 자주 쓰는 말처럼 '불금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무용수들과 어우러져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비교적 신체접촉이 자유로운 남미 문화가 반영된 공연인 만큼 이를 미처 숙지하지 못한 관객에게는 다소 당혹스러운 경험이 될 수도 있다. 다퀼라는 "아르헨티나 공연에서는 무용수들과 관객이 활발하게 스킨십을 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행복'이라는 쇼의 정체성에 충실했다"면서도 "다만 한국은 스킨십에 대해서 조심스러워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관객이 불쾌하지 않도록 공연 수위를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6월22일까지 이어진다.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