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 케이블카를?…수십년된 찬반 논란 재점화하나(종합)

연합뉴스 2025-03-19 00:00:22

제주도의회, 도민 인식조사 추진

마방목지에서 보는 한라산 설경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수십년간 논란을 거듭한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18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행정자치전문위원실에서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도민 인식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국내 관광객 감소에 따른 관광산업 침체로 지역경제 침체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한라산 케이블카를 설치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한 도민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주요 조사 내용은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찬반 여부와 사유, 설치 시 고려해야 할 사항, 설치 구역 등이다.

다음달 중 조사 대행 기관을 선정하고 5∼6월께 도민 대상 조사를 실시한 뒤 7월 이후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공론화할 계획이다.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논의는 1960년대 제주 관광개발 과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제주도는 한라산 1천900m고지까지 총 길이 9.1㎞에 달하는 케이블카 사업을 구상했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포기했다.

이후 민간기업들이 케이블카를 추진하려 하기도 했으나 환경 훼손 여론에 막혔다.

1970년대에는 정부가 제주종합관광개발계획 일환으로 케이블카를 추진했으나 반대 여론을 이기지 못했다.

1990년대에는 당시 우근민 도정이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면서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찬반 논란 속 2001년 제주도는 영실∼윗세오름 3.46㎞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며 환경부에 허가 신청을 냈다.

그러나 2004년 12월 환경부가 '자연공원 내 삭도(케이블카) 설치 검토 및 운영지침'을 수립해 설치 조건을 까다롭게 했고, 결국 도는 설치 계획을 백지화했다.

이후로도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최근에는 지난 2023년에 제주도의회 강상수 의원(국민의힘)이 도정질문 자리에서 노인과 장애인 등 관광 약자를 위한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오영훈 제주지사는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재지정을 받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으며,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이용한 한라산 관광 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ato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