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첫 타석과 마지막 타석서 홈런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 무대 시범경기 첫 타석을 홈런포로 장식한 여동욱(19·키움 히어로즈)이 올해 시범경기 마지막 타석에서도 커다란 아치를 그렸다.
거포형 내야수의 등장을 알리는 장면이었다.
여동욱은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마지막 타석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다.
2-2로 맞선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여동욱은 롯데 마무리 김원중의 시속 146㎞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지난 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7회 야시엘 푸이그 타석에서 대타로 나서 홈런을 쳤던 여동욱은 2홈런으로 프로 첫 시범경기를 마쳤다.
여동욱은 팀 선배 이주형(3홈런)에 이어 시범경기 홈런 공동 2위에 올랐다. 신인 중에는 홈런 2개를 친 타자가 여동욱 단 한 명뿐이다.
경기 뒤 만난 여동욱은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는데, 정규시즌을 앞두고 선 마지막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내서 기쁘다"며 "김원중 선배는 워낙 좋은 투수여서, 내게 정면 승부할 거라고 생각했다. 2스트라이크여서 스윙을 간결하게 했는데 배트 중심에 맞아 홈런이 됐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구 상원고에서 홈런 5개를 친 여동욱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27순위로 키움에 지명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여동욱의 타격 재능을 눈여겨보고 시범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줬다.
여동욱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214(28타수 6안타)에 그쳤지만, 장타 3개(홈런 2개, 2루타 1개)를 쳐내며 키움이 주목한 힘을 뽐냈다.
여동욱은 "내 장점은 펀치력과 안정적인 수비"라고 자신을 홍보했다.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는 키움은 여동욱을 개막 엔트리에 포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음 목표는 주전 도약이다.
여동욱은 "나는 이제 시작하는 선수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며 "절실한 마음으로 열심히 배우겠다"고 밝혔다.
습득력은 매우 빠르다. 신기한 경험도 자주 하고 있다.
여동욱은 "코치님, 선배들,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 등 외국인 선수들에게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시범경기에서 배우고 느낀 걸 잘 정리하면서 정규시즌 개막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는 "TV로 보던 빅리거 출신 푸이그와 함께 뛰어 신기하다. 어머니가 사진을 찍어 오라고 하셨다"며 "시간 될 때 푸이그에게 사인볼도 부탁할 생각"이라고 웃었다.
키움은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개막전을 벌인다.
대구 출신인 여동욱은 "나는 태생이 키움 선수"라고 강조하면서도 "개막 엔트리에 들고, 경기 출전 기회가 오면 정말 이 악물고 뛰겠다. 1라운드에 삼성이 지명한 배찬승, 4라운드에서 뽑은 상원고 동기 함수호와도 '개막전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나눴다"고 개막전 출장을 기대했다.
홍원기 감독은 "여동욱이 상대 팀 마무리 투수를 상대로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자신만의 스윙을 가져가는 모습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여동욱의 개막전 출장 가능성이 더 커졌다.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