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하락 알았을 것" vs "몰랐다"…신영증권·MBK 진실공방

연합뉴스 2025-03-18 19:00:08

자금조달 악화 예상 두고 MBK "신영에서 들어" 신영 "그런 말 안했을 것"

신영증권 사장 "상식적으로 이해 안돼" 격앙…MBK, 의원들 질타에 연신 사과

답변하는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송은경 기자 = 기업회생 절차 신청을 전후한 자금조달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신영증권[001720]과 MBK파트너스가 18일 국회에서 주요 쟁점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양측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한 자금조달 상황 악화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두고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홈플러스가 자금 조달을 앞두고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에 대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채권) 발행업체와 신용평가사는 계속 교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자본시장 입장에서는 당연히 알았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예를 들어 등급 유지를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하다는 등 그런 이야기들이 오갔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광일 MBK 부회장은 "작년보다 부채 비율도 3천%에서 1천460%까지 내려갔고 매출도 올라갔다. 슈퍼마켓 부문 매각이 되면 수천억원의 현금이 들어온다. 이 모든 것을 신용평가사에 정확히 설명했다"면서 "저희 입장에서는 작년도 유지가 됐는데 올해만 떨어진다는 건 예상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신평사와 자료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할 수 있지 않았겠냐는 질의에는 "(신평사에) 자료를 처음부터 갖다 냈고 신평사에서 등급 유지하기 위해 뭘 더 내라고 요구한 바 없다"며 알아채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인사하는 김광일MBK 파트너스 부회장

신용등급 하락이 홈플러스의 자금조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양측은 전혀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김 부회장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유동화증권 발행 규모가 40%로 감소할 수 있다면서 "신영증권 담당자로부터 그렇게 들었다고 담당 임원이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금 사장은 "저희 직원이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강훈식 민주당 의원의 언급에도 "맞습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A3는 투자적격 등급이고 A3- 역시 시장 수요가 적을 수는 있지만 투자적격 등급"이라며 "A3에서 A3-가 된다고 해서 40%가 준다, 20%가 준다 이런 이야기는 누구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기업어음 'A3-' 등급은 수요 부족으로 거의 발행이 되지 않는다"며 "당시 참고했던 자료에 따르면 'A3-'는 대한민국 전체 통틀어 잔액이 675억원인데 우리는 6천억원대"라고 강조했다.

또한 "3개월간 6천억∼7천억원 규모 자금 상환 요구가 들어오는데 3개월 내 부도를 막을 방법이 없었고 거래처, 직원들을 보호하려면 (홈플러스를) 회생에 넣고 채권자들과 별도 협의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대하는 양측의 태도는 사뭇 달랐다.

금 사장은 신영증권이 피해자인지 묻는 질문에 "이 자리에 와 있는 자체가 화가 난다"고 답했다. 이번 기업회생 절차 신청에 대해서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날을 세웠다.

반면 김 부회장은 쏟아지는 질타에 채무 변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연신 고개 숙여 사과했다.

josh@yna.co.kr